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이 Jul 26. 2018

상처받은 아이들의 순수한 사랑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유명하고, 내가 좋아하는 감독중 한 명인 웨스 앤더슨의 2013년 개봉작, <문라이즈 킹덤>. 여러 개성있는 등장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도 샘과 수지라는 두 아이들이 이 영화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다. 1년 전 교회 연극을 위해 까마귀로 분장한 수지에게 한 눈에 반한 샘. 영화를 보고 있는 어른들의 입장에서 여자아이에게 '한 눈에 반한' 샘이 귀엽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를 계속 볼수록 샘과 수지는 그들 나름의 진지한 감정으로 서로를 좋아하고 있다는걸 알 수 있다.  떨어져 있는동안 계속 편지를 통해 서로의 힘든 상황과 감정을 얘기하고, 위로받은 둘이기에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있었다. 

부모님을 잃고 위탁가정에서 자라온 샘과, 집안에서 문제아로 취급받는 수지는 서로의 집을 떠나 둘만의 아지트를 찾기 위해 만난다. 한마디로 계획된 가출이었다. 덕분에 샘이 있던 스카우트와 수지의 부모님은 사라진 아이들을 찾기 위해 직접 나서기도 하고, 경찰을 부르기도 하면서 여러가지 재밌고 황당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웨스 앤더슨의 영화가 갖는 특징 중 하나는 심각하고 진지할법한 이야기를 조금은 담담하게, 그리고 유머를 담아서 풀어낸다는 것이다. '상처가 많은 아이들의 가출 이야기' 라고만 본다면 영화가 어둡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실제로는 그런 어두운 상황에서 발생하는 따뜻하고 재밌는 장면들을 동화처럼 풀어낸 영화이다. 그러면서도 이야기 속의 교훈과 영화의 의미를 보여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영화속에는 각자 다른 성향을 가진 어른들이 등장한다. 안좋은 가정환경에서 자라고 나름의 상처를 지니고 있는 아이들은 원래 지내던 집을 떠나려고 하고, 어른들의 의견에 엇나가려고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을 이해하고 설득하는게 쉬운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샘을 안타깝게 여겨 이해하려 하고, 조언을 해주는 샤프 소장은 인상에 남는 캐릭터였다. 물론 그도 완벽한 어른은 아니지만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영화의 후반부에 샤프 소장이 샘에게 건넨 따뜻한 제안은 나까지 뭉클하게 느껴졌다. 그와 샘의 저녁식사 대화에 나온 대사를 적어보며 <문라이즈 킹덤> 그림감상문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넌 나보다 머리도 좋을거야. 그런데 똘똘한 녀석도 가끔 바보짓을 해.
인생을 알아가는건 시간이 걸려.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너무 위험한 실수를 막는게 어른들 일이란다.





* 그라폴리오 : https://www.grafolio.com/namik1031

* 블로그 : https://blog.naver.com/namik1031

* 인스타그램 : www.instagram.com/nami_sum/

매거진의 이전글 따뜻하고 특별한 고민 상담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