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사람에게 신이 빵을 내려주었더니 입을 옷이 없어 불행하다고 한다.
입을 옷을 주었더니 앉을 의자가 없어 불행하다고 한다.
앉을 의자를 주었더니 누울 침대가 없어 불행하다고 한다.
누울 침대를 주었더니 침대를 놓을 큰 집이 없어 불행하다고 한다.
큰 집을 주었더니 차가 없어 불행하다고 한다.
차를 주었더니 가장 빠른 차가 아니라 불행하다고 한다.
스포츠카를 주었더니 하늘을 날지 못해 불행하다고 한다.
마음껏 날 수 있게 날개를 주었더니
당신과 같은 신이 될 수 없어 불행하다고 한다.
가지지 못해서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만족하지 못해서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김은주, <1cm+> 중에서
어김없이 월급날이 돌아왔다. 한 달간 열심히 일했다고 감사하다며 월급을 넣어준다. 통장에 찍힌 액수를 찬찬히 살펴보면 적은 금액이 아니다. 처음 직장에서 인턴으로 열심히 일하고 받았던 한 달 89만 원에 비하면 엄청나게 큰 금액이다. 누구에게는 작겠지만, 누구에게는 클 수 있는.
그런데도 부족하다. 원하는 것을 모두 다 살 수는 없지만, 꼭 필요한 것을 사고 친구들과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근사한 곳에서 밥 한 끼 사 먹어도 괜찮을 수 있을 정도로 버는데도. 89만 원을 받았을 때는 두 배만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지금 받는 월급에 100만 원만 더 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연봉이 천만 원만 늘었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연봉이 늘면 또다시 연봉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게 뻔함에도. 더 많은 돈이 있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맛있는 것을 마음껏 사주고, 좋은 옷과 좋은 차와 좋은 집을 갖고 싶다고 생각한다. 다 부질없는데도 말이다.
결국, 가지지 못해서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만족하지 못해서 만족하지 못하는 것인데... 행복해지는 방법 참 간단한데. 그저 감사면 충분한데. 실천이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