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하는 생각이지만 행복은
우리가 추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목표로 삼을 만한 것도 아니다.
행복은 살다 보면 우연히 떨어지는 보너스 같은 것이다.
행복을 지나치게 의식하면
오히려 불행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수희, <온전히 나답게>
돌이켜보면 무난하게 살았다. 무척이나 좋아하는 그 사람에게 거절당했을 때, 꽤 오랫동안 취직이 되지 않았던 시절에 조금지 불행하다고 느꼈지만, 생각해보면 누구나 겪었을 일들이다. 부유하진 않았지만 당장 먹을 것을 걱정하거나 잠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적도 없고, 말썽을 일으킨 가족이 있었지만 인연을 끊거나 다시는 안 보고 싶을 정도로 원망스럽지 않았으니 어찌 보면 복 많은 삶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행복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누군가는 부러워마지 않는 것을 가지고 있었을 때조차도. 아마도 끊임없이 행복해야 된다고 스스로에게 강요하고, 행복의 조건을 너무 크게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행복에 너무 큰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이 정도 가지고는 행복하지 않아'라고 느꼈을 것이다.
대체로 행복을 잘 느끼는 사람들은 아주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오늘 친구와 만나 맥주 한 병씩을 나눠 마셨다. "사는 게 너무 재미없어 큰일이다"라고 말했더니 "맥주도 마시고 좋았잖아"라고 대답한다. 행복에 너무 큰 가치를 부여하면서 반드시 행복해져야겠다는 '의무감'을 갖지 않으면, 친구와 마시는 맥주 한 병 조차도 보너스가 되어 줄 수 있음을 간과하고 산 것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