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시작하며

by 나미옥

내가 지난 1년간 속앓이를 무지 하며 지낸 것을 너무 잘 아는 지인이 있다. 편의상 이 분을 A라 칭해야겠다. A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꽤나 철학적인 이야기들을 주고받게 된다. 우리의 대화는 짧아야 2시간. 지난 금요일에는 대낮에 통화만 5시간을 하고도 못다 한 이야기가 있어 결국 직접 만나 저녁을 먹으며 4시간을 더 깊은 대화를 나눴더라지.


갑자기 A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생각과 마음을 Digging 하는 방식이 너무 편안하고 좋다며 글로 그 기록을 남겨보는 게 어떻겠냐 제안을 했기 때문이다. 2025년 1분기 내내 마음이 혼란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던 내 마음이 그 제안에 마음이 동해버렸다. 물론 오프라인 지인들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익명으로 남겨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야만 했다. 그래 한 번 해보자.

하지만 당장 어디다가 기록을 남긴담? 이미 네이버 블로그를 20년째 운영 중이다. 남들처럼 거창하게 하는 건 아니고 소소한 일상 기록용으로 일기장처럼 쓰는 계정, 좋아하던 외국 인디밴드 덕질용 계정, 지금 하는 업종 관련 계정으로 총 3개의 아이디가 다 사용 중이다.


그래서 A가 제안한 마음 기록용 블로그를 개설하려면 기존 블로그 중에서 하나를 엎어버리거나, 탈퇴를 하고 새 아이디를 만들어야만 했다. 엎어버리려니 그간의 기록들이 너무 아깝기도 하고, 또 어떤 계정들은 이미 어느 정도 오프라인 지인들에게 알음알음 알려져 있기에 내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기 힘들 것 같았다.


그럼 계정을 하나 만들자! 그렇게 찾게 된 곳이 브런치, 바로 이곳이다.

네이버 블로그와는 달리 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포맷인 것 같다는 느낌이 온다. 아직은 뭐가 뭔지 몰라 어떻게 꾸려나갈지 막막하긴 하지만 차근차근 익숙해져 나가 볼 생각이다. 글 써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이틀 만에 이렇게 속전속결로 개설하고 작가 신청까지 통과되다니!


이제 꾸준하게 글을 남길 일만 남았다. 편하게 하자. 무조건 내 마음 편한 것부터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