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동네에 있습니다.

by 남이사장

큰 길에서 들어오시면

케이크 가게, 구움 과자 가게, 그릇가게, 단정한 서점을 지나 크로와상 가게, 밀크티 가게가 마주 보고 있는 혹은 나란히 위치한 동네가 있습니다.

어느 계절이든지 혼자 거닐기도, 유모차를 살살 끌고 산책하기도, 화장기 없는 헝클어진 매무새로 슬리퍼를 신고 친구와 만나 가만히 이야기를 나누기도 참 좋은 동네입니다.

저는 가끔 가게가 한가한 오후에 지갑을 들고 나가 스콘을 들고 밀크티를 홀짝거리면서 동네 거니는 것을 좋아합니다. 간혹 책을 사기도 하고 그릇가게 구경도 하죠.

“돈이 안 벌릴때는 돈을 쓸때다.” 하면서요.

그 동네 끝자락 구석에 남이 스프 앤 소스가 있습니다.

제 앞치마에 묻은 자국들을 보시면서 오늘의 메뉴를 맞추시는 GS 편의점 사장님이 계시고

온 동네 태울듯이 담배 즐기시지만 정확하시고 깔끔하신 택배 사장님이 제 이웃입니다.

오픈 전 인스타에 메뉴 올리고, 사진 찍은 음식 드셔달라 부탁도 드리고, 새벽 오일장에서 따끈한 꽈배기를 사와 ( 컴컴한 새벽에도 꽈배기가 있답니다.) 나눠 먹기도 하고, 상추 많이 자랐다고 나눠 주시고, 샘플 젤리도 주시고, 그렇게 도란도란 지내고 있습니다.

북적거리는 거리는 아니지만 곳곳이 얌전하게 분주 합니다.

제가 애정하는 정육점도 있고, 파마 하다가 리코타 만들러 구루프 말고 뛰쳐나올 수 있는 헤어샵도 함께 있습니다.

큰 길을 돌아 이 거리로 들어서면 달콤한 내음에 살짝 마음이 들뜨기도 하고 정겨운 사람을 만나는 일도 흔합니다.

이 동네에 아주 작은 남이 스프 앤 소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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