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빌라 건물 앞에 사는 엘리자벳은
가게 손님이 화분을 엎어 놓으시고 -나를 슬쩍 쳐다보시고는- 두고 나간 화분을 보자마자 자신이 치우겠다며 저리 흙을 주워담았습니다.
작은 움직임이였지만, 그 마음이 너무 고와서 감사했었습니다.
미국에서 돌아와 이것저것 되는게 없었던 시기.
영어학원 강사를 하다가, 개인 과외를 시작했고,
일대일로 마주보며 같이 공부하는 일이 저랑 잘 맞았었습니다.
제 첫 고등학생이 소영이였고, 까칠까칠하면서도 잘 웃는 소영이는 대학을 가고, 공무원이 되고, 결혼을 하고, 지금은 엄마가 되는 중입니다.
아직도 우린 헤헤 거리면서 만나고 있고, 누가 선생이였는지, 소영이는 매번 저에게 맞는 말을 쏟아 냅니다.
세상에서 제일 듣기 싫은 말? 맞아요 “ 옳은 말!”
소영이가 가게를 들렀다가 나갈때면 제게 잔소리를 줄줄 늘어놓는 가운데 ,우리의 굿바이 인사는 “꺼져. 빨리가라.”입니다.
소영이가 임용되고나서 제가 가게를 열었고, 마침 그날은 건강검진을 받은 후에 가게에 놀러 왔는데
그날 따라 손님이 정말 한 분도 없었습니다.
소영이는 가만히 앉아 있다가 제 음식을 하나 사고, 자신이 카드결제를 하고, 또 앉아 있다가 또 하나 꺼내들고, 그렇게 셀프 결제를 세 번 정도 반복했었는데, 그날 처음으로 가게 시작한걸 후회했었고, 그날이 지금껏 가장 슬픈 날이었습니다.
컴퓨터가 익숙하지 않은 절 위해 브런치에 글 올리는 것 도와주려고, 임신한 분이 회사 끝나고 가게를 들러서 저와 옥신각신하면서 "글 올려서 선생님 브런치작가 만들고 좋다."고 웃습니다.
해질녘에 신랑없이 혼자 즐길 저녁거리 사겠다고 햄버거 사러 짧은 동네길을 같이 걷던 그 시간은 어설픈 노을빛까지 더해진 아름답게 기억된 산책이었습니다.
햄버거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또 투닥투닥 했지만, 너나 나나 하고 웃습니다.
쓴 글을 읽어보니 제일 많이 나온 말이 “좋았습니다.”네요
전 제 가게도, 제 음식도, 좋았으면 하는 바람이고
제 손님들을 무척 좋아합니다.(아실걸요? 저는 감정이 그냥 드러나는 단순한 인간이라.)
저도 알거든요. 저를 좋아하신다는 걸.
우리는 특별해서 평범한, 마음 결이 고운 사람들입니다.
잘 해봐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