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동주의는 배격되어야

by 남재준

최근 세계적으로 반동주의(反動主義, Reactionism)가 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좌우 스펙트럼상에서 '더 우파', '덜 우파' 이런 식으로 이해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보수주의(保守主義, Conservatism)와 반동주의는 엄연히 다르다.


현실을 냉철하게 판단해서 바꿀 수 있거나 바꾸어야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리고, 또 바꿀 전략과 수단 등을 어떻게 선택하고 조합할 것인지를 파급 효과 등의 수지타산을 통해 구체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보수주의적 사고이다.


전반적으로 더 안정적인 상태에 대한 지향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상태에서의 '변화를 위한 변화'는 '앞'으로 변화하려는 진보건 '뒤'로 변화하려는 반동이건 보수적 입장에선 용납하기 어렵다.


다문화사회는 이미 많은 나라들에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와서 사람들의 이동을 강제로 막거나 한다고 해서 과거의 보다 폐쇄적 사회문화와 경제로 돌아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피해자들의 피눈물과 원망, 국제적 위신 손상과 원한 등의 업보를 쌓을 뿐이다.


국민국가가 존재하는 한 국익과 자국의 정체성에 대한 유지 욕구는 사람이 자신의 생명을 잇고자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또한 그것이 자국에 새로이 편입되는 사람들에 대한 배격으로 이어져서는 아니 되고, 문화적 마찰이나 부적응 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과도한 내셔널리즘은 자해와 같다.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그것을 직시하고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국력을 모으는 대신에 탓할 거리와 대상을 만들고 감정을 강하게 자극해 이성적이고 올바른 방향의 감성을 마비시키고 왜곡하는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국운 자체를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르게 한다.


이 점에 있어서는 트럼프주의, 일본 참정당, 유럽의 극우 세력 등은 모두 비슷한 맥락이다.


사람의 마음 속에 잠재된 어둠과 비틀림을 극대화해 그것을 정치적 자양분으로 삼는 자들이다.


'현실적으로 느끼는 것'과 '어떻게 되어야 하는 것'은 구분되어야 한다.


반동주의자들은 현재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현실'을 극대화하고 돌아갈 수 없고 왜곡된 과거를 되살려 혹세무민을 하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어둠의 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