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요한 건 검찰개혁이 아니다.
정청래를 얼굴로 세운 민주당의 문제는 협치냐 투쟁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정합성 있는 국정 설계 부재와 국민적 피로도를 폭증시키는 야당 같은 여당의 정치적 기조이다.
문재인 정권 때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윤석열 정권 때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업보이다.
검찰의 정치 개입을 차단한다는 건 검찰개혁의 본질이기는 어렵다.
야망을 품은 건 윤석열이었을지 몰라도 검찰 정권을 만들고 끝낸 건 결국 국민이었다.
수사ㆍ기소 분리 문제는 수사-기소-재판으로 이어지는 형사 절차가 합리적ㆍ유기적ㆍ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일반 형사 사건의 처리의 합리성이라는 관점에서 경찰과 검찰의 역할을 완전히 분리하는 것보다는 검찰의 권한에 제약을 부여하는 방식이 나을 수 있다.
이러한 견지에서 몇 년 전의 공수처 설치ㆍ수사권 조정이 이루어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대대적인 변화를 주겠다는 것은 현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지금 정부여당에게는 경기 활성화ㆍ사회경제 구조개혁ㆍ 노동개혁ㆍ사회보장개혁ㆍ재정개혁ㆍ지방창생 등 수없이 많은 최우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민생회복지원금 정도로는 경기 회복 추세를 만들 수 없다.
일시적 소비 진작이 아닌 중기적ㆍ복합적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금융세제개혁만 보아도 민주당은 정책이라는 레버 조작에 미숙하다.
게다가 검찰개혁법안이 가결만 앞두고 있다면 더더욱 우선 순위에 둘 이유가 없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소위 3대 개혁이란 것은 민생이라는 여당으로서의 성숙한 책임보다 이념ㆍ정무의 필요성을 앞세운 것이다.
그나마 여유 있는 임기 초를 이렇게 보내고 있으니 국민의 피로감은 빠르게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