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당 연정 이탈, 그럴 것 같았다

by 남재준

공명당은 1998년 즈음부터 현재까지 대강 30여 년 가까운 세월을 자유민주당과 연립 정권을 구성해 왔다.


본래 자민당과 공명당은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1994년 소선거구제 개정 이후 집권을 위해 도시에 집중된 표가 필요했던 자민당은 공명당과 정치공학적 이유로 손을 잡았다.


공명당은 본래 아베 내각 때에도 내심 자민당과의 연정을 불편해했다.


공명당이 특별히 역사와 안보 문제에서 매우 진보적이어서 라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불교(창가학회)-중도~중도우파 정당으로서 온건-평화주의 성향이 짙기 때문이다.


공명당 당직자 스스로가 당시 민주당이 자민당보다 이념으로만 보면 가깝다고 토로한 바도 있다고 했다.


아베 내각이 장수한 이유는 역사나 안보 문제 때문이 아니라 아베노믹스라는, 만성 디플레이션 탈출의 야심찬 전략을 내놓았고 이것이 실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큰 틀에서 재정을 통한 내수 진작이라는 기본 방향이 공명당의 생활자 우선 노선에서 크게 일탈하는 것이 아니기도 했다.


아베 내각 시절 자민당이 혼자 압도적 과반수를 차지했을 때에도 끝내 평화헌법 개헌을 이루지 못한 것은 국민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과 공명당의 부정적인 입장이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는 역사와 안보 인식을 제외한다면 특별히 경제정책에서 고 아베 신조 전 총리 이상의 무언가도 없고, 다른 무엇보다 기본적인 기질이 '불필요하게' 강경하다.


애초에 자민당 온건파의 거두였던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어떻든 아베 내각에서 봉직하며 나름 협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종국에는 작년 자민당 총재 경선 때 '다카이치만 되지 않게 하라'라고 지시한 연유를 생각하게 만든다.


물론 다카이치 총재에게는 기회가 있다.


자민당 내 온건파나 공명당 등의 반대를 정면돌파할 방법은 오직 국민의 신임을 확인하는 것 뿐이다.


자민당 단독으로 압도적 과반수를 확보하면 그만이니까.


그러려면 중의원 해산을 해야 할 텐데, 일단 현직 내각총리대신도 아닌 만큼 상황이 조금 이상해진 것 같다.


자민당은 공명당을 고려하지 않고 이시바에게 패배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 끌어내린 뒤 다카이치와 같은 강경파를 총재로 택했을 때부터 이미 스텝이 꼬일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앞으로의 상황은 어떨지 몰라도, 지금의 상황은 지극히 인과응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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