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항상 구체성이 부족하다. 설명이 다소 포괄적이다. 경제를 잘했다고 뭉뚱그려 말하는 것보다 구체적 지표나 메커니즘 같은 것을 설명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현재의 상황에 최고정책결정 유경험자로서 유의미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
변명을 안 하겠다고 하면서 변명을 하고, 서운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면서 서운해한다. 민주당은 지독한 피해 의식 때문에 내부 비판과 토론이 전무해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직이 되고 윤석열이 파면된 지금까지도 이 문제를 제대로 거론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멈춰야 하는 현실적 지점에 대해서. 권력으로 문화를 바꾸는 건 한계가 있다. 여당이고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도 모자라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참여정부 때라면 몰라도, 문재인 정부 때까지 언론 환경의 불평등을 언급하는 건 과하다. 몇몇 언론이 근본적으로 문제된 점도 있지만, 피해자 컴플렉스가 좀 과하다고 본다. 정책실패를 인정한다고 하고 앞으로의 대안을 제시하던지 할 일이지 언론의 탓을 하면 어쩌자는 것인가? 본래 서로 다른 언론은 정책을 옹호하거나 비판한다. 그 여론이나 비판을 극복하는 논리ㆍ권위 등은 정책결정자의 몫이다. 그러면 문재인 정부 정책을 그냥 지지했어야 한다는 것인가? 민주진보언론도 보수정권 때 이와 비슷한 일을 했을텐데.
현재의 정치 상황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도 매우 크다. 계속 덮어놓고 지지 발언만 하는 건 부적절하다. 양념 발언 이래로 팬덤과 극단의 폐해가 심해지기만 하는데 전직이 되어서도 최근 정치ㆍ사회문제의 주요한 뇌관 중 하나인 이런 문제에 대해 전혀 말하지 않는다. 정치활동은 자유지만 좀 유의미하게 했으면 한다.
선진국의 원로 정치인들은 자당에 대해서도 한 발 물러서서 좀 더 냉정하고 원숙한 견해를 취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은 주요 정적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다른 의미로 민주주의에 문제를 가져왔다. 박근혜가 1인에게 모든 힘을 집중시켜 문제였다면, 문재인은 자기 진영에 비판 없이 순종만 한다.
퇴임 이후 윤석열 정부가 종결되었는데도 단지 민주당에 힘을 싣겠다는 것 이상의 뭔가가 없다. 퇴임 후에도 단순히 원로로 남기 보다 영향력 있는 시민으로서 계속 혁신하고 생각하며 공부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좀 달라보인다. 그럴거면 차라리 정치적 발언을 안 하는 게 낫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