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 의제를 지켜보며
이번 법왜곡죄 의제를 대하는 민주당과 정의당의 태도 차이를 보면, 더는 종래에 이해되어 온 것처럼 '민주당이 상대적 중도, 정의당이 상대적 진보'라고 이해될 수 없음을 재확인할 수 있다. 정확한 성향 이해는, 민주당은 포퓰리즘 정당이고 정의당은 종래의 정통 진보정당이라는 것이다.
비록 법률위원회의 의견이었지만, 정의당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진보적 원칙과 신념을 지켰다. 무작정 들이받는 것이 아니라 어떤 원칙과 목표에 비추어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전후 모순이 없는지 등을 판단하는 행동을 했다. 사법개혁에 동의한다고 해서 이번 민주당의 방식과 대안 궁극적으로 '민주당식 정치'에 동의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결국 중요하게 봤어야 할 초점은 사법개혁조차 아니었던 것이다.
민주당은 '법원=타파해야 할 기득권층=국민의힘과 한통속'과 같은 등식만을 손에 쥐고 포퓰리즘적인 정치를 무자비하게 펼쳤다. 법안을 수정한다고는 했지만 자기들 딴에는 정치적 부담이 무서워서 실질적으로는 시늉에 불과한 것을 했을 뿐, 정작 법원이나 보수-진보 야당 등 다른 주체들은 전혀 동의하지 않았다. 2026년의 대한민국에서 민주당계-보수정당-진보정당의 구분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포퓰리즘이냐 그렇지 않느냐만 남았다.
이제 중요한 구분선은 세 진영의 내외를 가로지른다. 친명-친윤-민주당을 따르는 진보정당은 모두 전자에 속한다. 비명-비윤-정의당+노동당+녹색당 등은 후자에 속한다. 오늘날 세계 모든 국가 정치의 상황이 이러하다. 좌우, 중도를 가리지 않고 포퓰리즘이 있고 그 밖에 종래의 보수-진보-중도/리버럴 등이 자리하고 있다.
나와 같이 말하는 것은 민주당의 누군가도, 국민의힘의 누군가도, 정의당의 누군가도, 그 외 정당이나 일반 시민이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담론 지형을 장악한 민주당과 지지층은 이런 논지를 '국민의힘 편을 든다'라고 뭉뚱그려 몰아갈 것이다.
친문 상당수는 자신들의 소위 그 '선(善)함'이 무능하게 현 주류에게 이용 당하고 있지만 무기력한 소나 양처럼 그냥 끌려가고 있다. 그나마도 그들은 뒤에서 현 주류에게 공격 당한다. 아예 적극적으로 이재명을 옹위한 조국이나 유시민의 근황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다.
가관이 아닐 수 없다. 마치 문화대혁명 때 공산당 내 개혁파(실용파)를 포함한 모든 '의심분자'들을 '주자파'로 몰아갔던 논리 구조와 현재 민주당 주류 정치인-당원-지지층에 대해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국민의힘으로 상징되는 '극우'니 하는 세력으로 몰아가는 논리 구조는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