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kM2Awgig7MU?si=yhiptUEy3nVehBOz
[벚꽃이 만개하자 거리의 모든 것들이 화사해졌다. 자정이 가까워오는 시간이었는데도 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그 틈에 끼어서 꽃잎이 분분히 날리는 밤거리를 떠밀리듯 걸었다. 포근해진 밤공기에 공연히 설레기도 했고 모두가 반짝이는데 나만 빛바랜 것 같아 서글퍼지기도 했다. 최의 아파트에서 집까지는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지만 거의 한 시간에 걸쳐 집으로 돌아왔다. 중간에 걸려온 활동보조인의 전화는 받지 않았다. 돌이킬 수 없이 낡아버렸다 해도, 아직은 봄밤이었다.
_ 황시운, <매듭> (테마 소설집 「파인 다이닝」 中)]
김윤아 가수의 봄날은 간다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다. 봄으로 접어들면 꼭 프로필뮤직으로 설정하곤 한다.
이 곡과는 인연이 많다. 한창 우울의 심연에 있었을 때, 미묘한 관계였던 사람과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황시운 작가의 소설 <매듭>의 오디오 극화 버전의 배경음악으로...
아래의 글은 3년 전에 썼던 것인데, 오랜만에 봄날은 간다를 들으니 새삼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든다.
몇 년 전 ... 짧은 휴식시간의 틈에 기대어, 내가 선택한 암울하고 비좁은 벽 속에 나는 살고 있었다. 어두운 학원 뒤의 인도를 걸으며 라디오로 이 작품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 장면에서 주인공의 발걸음과 내 발걸음이 겹쳐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던 기억이 최근 갑자기 떠올랐다.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가 배경음악이었다. 씁쓸함과 날아오름을 동시에 느끼며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던 기억이 났다. 작품은 암울했지만 나는 암울만 느끼지는 않았던 것 같다. 지금 이 작품을 글로 다시 보는 나의 감상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여담이지만, 그 후로도 나는 봄날은 간다와 연이 있었다. 그 연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지금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여전히 이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