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대법관 수 증원' 입법을 납득하기 어렵다

집권여당이 집중해야 할 더 중요한 의제들이 있지 않을까

by 남재준

민주당이 굳이 우선 대법관 증원을 밀어붙이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오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를 통과한 민주당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대법관을 총 30인으로 증원하면서 해마다 4인씩 증원한다는 내용이다.


통과된 위원회 대안은 1년 간 시행 유예 기간을 두어 내년부터 4인씩 매해 증원해 나간다는 것이다.


헌법 제104조 제2항상 대법관임명제청권의 행사 주체는 대법원장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조희대 대법원장의 임기가 2027년 6월까지이니, 자세한 것은 개정법률을 보아야 알 수 있겠으나, 조희대 대법원장이 4~8인 정도의 대법관을 임명제청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2027년에 임명할 대법원장이 나머지를 임명제청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민주당이 원하는 대법관 성향 분포로 귀결될지는 불투명해보인다.


그렇다면 민주당 주장대로 상고재판의 합리화를 도모한다는 입법목적을 살피게 될 텐데, 사실 대법관을 많이 임명한다고 하여 사건 처리의 효율성이 높아질지는 의문이다.


통상 상고심 개혁의 취지는 심급제도의 예정에 따라 피라미드형으로 사실심에서 법률심으로 사건수가 줄어들고 법관의 수도 줄어드는 구조가 되어야 하나 실제로는 일단 무조건 상고심까지 가자는 경우가 대다수라 병목현상이 심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상고심절차특례법을 둔 것이나, 상고법원 설치는 대법원의 숙원 입법 사안이었다.


민주당에서는 상고사건 자체의 수를 통제하기보다 국민의 재판청구권 보장이 더 중요하다 여긴 듯 하다.


그러나 법률심이라는 상고심의 본질을 전제하고 볼 때, 대법관 수 증원은 자칫 구체적 타당성이나 법적 안정성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 심리를 유도하기 보다 수의 논리가 작동할 위험성이 있다.


사건수가 대법관 수 증원에 비례하지 않는다면 업무 부담 완화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도 있으나, 법률심으로서의 상고심의 본질을 훼손할 위험성을 더 중하게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지금 막 집권한 민주당이 구태여 이 법안을 우선적으로 신속하게 처리하려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다른 여러 사회ㆍ경제 등 다종다양한 민생에 직결되는 입법ㆍ정책 사안들도 많을 터인데, 좀 더 대법원과 논의해 보아도 되었을 일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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