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garettes After Sex, Live

by 남킹

파더스 가문의 최대 수혜자는 암스였다.

그는 할아버지의 막대한 재산과 지혜, 할머니의 수려한 외모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는 당시 재정적 위기에 봉착한 왕족들과 거래하며 권력까지 손에 쥐게 되었다. 그는 이제 하늘 아래 누구 하나 부러울 필요가 없는 완벽한 삶을 살게 되었다.

그리고 그 정점에서 그는 자신의 가문을 이후, 천 년 이상 빛낼 계획을 실천하기로 결심하였다.

땅거미가 내릴 때쯤 여섯 아들과 그들의 식솔들이 모두 모였다.

밤이 유리창에 짙어 갔다. 하인들은 서둘러 램프에 불을 밝혔다.

집사는 검은 천으로 싼 대형 그림을 조심스레 벽에 걸었다. 불빛이 벽에 반사되어 일렁거렸다.

암스는 지팡이를 그러쥔 채 천천히 그림 곁으로 걸어가서 천을 벗겼다.

파더스 가문을 상징하는 사자, 호랑이, 독수리 그리고 왕관이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6개의 검은 방패가 둘러싼 것은 한 송이 흰 꽃이었다. 지켜보는 이들 가운데 웅성거림이 일었다.

“아버님, 저 꽃은 무슨 의미입니까? 생소합니다.” 첫째 아들 레이가 물었다.

“연꽃이다.” 암스는 좌중을 둘러보며 말했다.

“네, 물론 연꽃입니다만…왜 저 꽃이 저희 문양에 새겨졌는지?” 아들은 재차 물었다.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 연꽃잎에는 단 한 방울의 오물도 머무르지 않는다. 그대로 굴러떨어진다. 물속의 나쁜 냄새는 사라지고 좋은 향기를 연꽃이 낸다. 연꽃은 어떤 곳에 있어도 푸르고 맑은 줄기와 잎을 유지한다. 연꽃의 모양은 둥글고 원만하다. 연꽃은 색깔이 곱다. 마음과 몸을 맑고 포근하게 한단다.” 아버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아버님, 오랫동안 이어온 파더스의 문양에 나약한 꽃이 추가되리라고는 감히 상상을 못 했습니다.” 둘째 아들 좌네가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머쓱해진 표정을 지었다. 차가운 스모키 실버를 한 긴 머리칼이 찰랑거렸다. 그는 어머니를 쏙 빼닮았다.

“연꽃의 줄기는 부드럽고 유연하다. 절대로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그는 목에서 가래가 올라 온 듯, 그르렁거리며 힘들게 말을 이어갔다.

“나는 이제 너희를 세상 밖으로 내보낼 생각이다. 첫째 레이는 미국으로, 둘째 좌네는 영국으로, 셋째 살론은 이탈리아로, 넷째 칼른은 브라질로, 다섯째 오나는 인도로, 여섯째 해즐너는 중국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명심해라. 너희의 이름에는 항상 파더스가 붙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저 꽃의 의미를…”

파더스 형제들은 머리를 어색하게 수그리며 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였다.

암스는 마지막으로 그의 막내 아들에게로 갔다.

“너는 이제 아프리카로 갈 것이다. 그곳에서 너의 뿌리를 건설하거라. 그리고 명심하거라. 너는 지금부터 파더스 가문의 아들이다. 그리고 늘 시선을 미래에 머물기를 희망한단다. 아들아.”

그는 파더스 문장을 그의 일곱 번째 아들에게 주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를 보듬었다.


하니은 매화 (15).jpg
천일의 여황제 (1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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