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하늘. 적막한 복도.
모두가 사라진 공간에, 여운이 조용히 내려앉는다.
나는 멀어지는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그리고 천천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긴다.
창백한 거리. 낙엽이 너절하게 뒹군다.
선명한 아쉬움이 덧없이 길게 걸려있다.
무정형의 경적, 규칙적으로 반짝이는 가로등이 응시하는, 젖은 마음.
나는 처량하게도 어기적거린다.
그리고 그녀 속에 잠들면서, 또는 깨어나면서 했던 생각을 끄집어낸다.
실험적인 문장 해체와 통속적인 이야기까지 아우르는 자유분방한 소설가. AI 발전에 대한 두려움과 인간 예술의 소멸이라는 주제로, 파편화된 서사와 실험적 언어를 구현하고자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