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사표가 되더라도 '미래'를 지지할 것이다.
#1
좋든 싫든 이번 대선은 그분이 대통령이 될 것 같다. 욕하는 건 자유나 (이젠 욕도 못 할 수 있음) 적어도 뭔가 마음의 준비는 해놓는 게 좋다.
개인적으론 한국은 보수나 진보나 죄다 극우적 진영논리로 집권한 뒤 자기편끼리 해 처먹는 정책을 펴왔다고 생각한다. 소위 보수(호소인)도 혐오스럽지만, 진보(호소인)도 하는 꼴이 아주 가관인 게 다르지 않다.
이번 기회에 좌도 우도 아닌 다른 방향으로 한국이 나아가길 바랐지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 아님),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은 것 같다.
극도로 한심하고 욕심만 많았던 보수정당에 학을 뗐던 것처럼 미치도록 숨 막히게 광신도적인 진보세력의 횡포도 한번은 겪어봐야 (전 정권에서 미처 못 겪어봤다면) 국민도 "아 이쪽도 개같은 꼰대였구나..." 하고 다른 길을 찾게 될 것 같다. 그게 바로 '정반합' 아닐까.
좌우 진영논리가 벌써 몇 년도 논리인가. 진정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미래 세대에게 물려 주기 전 마지막 청산 과정이 다음 정권이었으면 좋겠다. 힘들게 나라를 일으킨 어르신, 그 과정에서 생긴 부조리를 극복하기 위해 헌신하셨던 어르신의 양쪽 공 모두 감사하지만, 다음 무대의 주인공은 우리 아이들이지 않겠습니까.
#2
다음 정권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당의 의료정책 계획을 들어보니 예상대로 '있는 자리는 물론 없는 자리도 열심히 만들어 세금 털어먹겠다'라는 얘기를 고상하게 하고 있더라. '의료전문가'로 왜 자꾸 환자단체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아니, '소비자' 대표로서 나오는 건 이해하는데, 너무 매번 나오니까 문제라는 거다.
의료도 간단하게 보면 파는 사람이 있고, 사는 사람이 있는 상품이다. 시장이 왜곡되지 않게 통제할 필요는 있지만, 너무 사는 사람 말만 들어줬고 (그게 다수라 표가 되니까) 앞으로도 더 그럴 거라는 게 심히 우려스럽다.
극단적으로 말해 사는 사람 입장에선 사실 공짜(또는 그에 가까운)가 가장 좋지 않겠는가? 그런데 가치가 0이 된 상품을 누가 만들고 파냐는 것이다. 거기서 등장하는 게 바로 열정페이, 즉 숭고한 희생정신, 히포크라테스 어쩌고라는 거고 자기들은 손 안 대고 코 풀고 싶다는 거다.
정책 방향을 보니, 의료계 꼬락서니가 향후에도 아주 잘~ 돌아갈 거로 예상된다. 장기적인 방향성은 뭔가 공짜는 공짜인데 의사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좀 제대로 혹은 빨리 진료 받고 싶으면 돈 더 많이 드는 식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즉, 이름은 뭐라고 지을지 모르겠는데 약간 유럽식?으로 갈 것 같은 느낌이다. 돈에 따라 의료 차별이 생기는 거 진보 세력이 발작하는 '의료 민영화' 아니냐고? 걱정할 것 없다. '의료 민영화'라고는 어떻게든 말하지 않을 것이니. '의료 개혁', '의료 현실화' 뭐 이런 있어 보이는 용어로 포장되어서 나올 것이다.
이과 머리의 한계로 표현이 여기까지밖에 안 되는데, 문과가 의료를 지배할 테니 얼마든지 더 좋은 미사여구가 나올 것이다. 어차피 그땐 비판도 맘대로 못 할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