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을 비하하고 과소평가하는 시대
우리는 때로 무언가를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착각한다. 돈, 명예, 기술, 능력, 정보, 재능, 지식, 이성, 연애, 섹스 기회 등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누군가가 쉽게 얻었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행복은 없던 것을 얻을 때 나온다. 돈을 벌고, 몰랐던 것을 깨닫고, 색다른 음식을 먹으면서 오감을 만족하게 하고, 색다른 여행지에서 이 세계가 아닌 것만 같은 풍경을 지붕 삼아 사진을 찍을 때, 우리는 행복하다고 느낀다. 마찬가지로 없던 것을 얻고자 시도했지만 실패할 때, 우리는 불행하다고 느낀다. 행복과 불행은 항상 같이 다닌다. 살다 보면, 시도하는 모든 걸 얻을 수 없고 또 시도하는 모든 걸 얻지 못하는 것도 아니므로 가끔은 행복하고 가끔은 불행한 삶을 누구나 살아가는 것이다. 색깔만 다를 뿐 누구나 희로애락은 있다. 그래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모든 유무형의 전쟁은 그렇게 시작된다.
복권을 구매하는 사람의 심리는 돈을 쉽게 얻고자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본전이라는 실제 투자금 때문에 계속해서 복권을 구매하게 되는데, 이때부터는 심리나 생각 같은 건 아무 상관도 없는 지경에 이른다. 더는 멈출 수 없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의 관성 같은 습관에 이끌려 자기도 모르게 복권을 사야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복권을 통해 돈을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러한 시도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매우 잘 알다시피) 세상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곤 없다. 시간당 100만 원의 강사료를 받는 인기 강사는 그 돈을 벌기 위해 과거에 그만한 노력을 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올랐다. 멋진 글을 순식간에 뽑아내는 글쟁이는 과거에 수백, 수천, 그 이상에 달하는 글을 썼다가 지웠음이 분명하다. 감동적인 카피를 국수처럼 뽑아내는 카피라이터는 분명히 국어사전을 씹어먹었을 것이다.
편의상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착각’을 줄여 ‘쉽얻착’이라고 부르자. SNS에는 이러한 쉽얻착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사기꾼이 즐비하다. 예컨대, 누군가의 특정 글을 공유하고 댓글을 달면, 추첨을 통해 현금 500만 원을 준다는 둥, 외제 차를 준다는 둥, 해외여행권을 준다 등…. 이 같은 게시물이 한때 유행한 적이 있는데, 모두 팔로워 숫자를 늘려 놓고 나중에 페이지를 판매하거나 광고를 하려는 전략일 뿐이다. 실제로 그 돈, 외제 차, 해외여행권을 받은 사람은 없다. 애초에 줄 수 있는 돈, 차 자체가 없었으니까.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착각임을 이해하면 우리는 좀 더 노력해야 한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다른 사람이 쉴 때도 열정을 불태우는 건 괜찮은 전략이다. 남들과 똑같이 일하고 남들과 똑같이 놀면서 남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생각은 도둑놈 심보밖에 안 된다. 세상에 쉬운 일이란 건 결단코 없다.
‘노오력’이라는 냉소는 진정한 의미의 노력을 비하하고 과소평가 낙인을 찍는다. ‘노력해봤는데 안되더라’는 깊은 패배주의를 상징하는 데 충분하다. 유감스럽게도 누군가 ‘노오력’이라며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착각에서 살아 갈 때에도, 누군가는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그것을 쟁취한다.
아, 물론 엄청난 행운과 돼지꿈으로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단지 우리가 그 주인공이 아닐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