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엇으로 나를 채우지>, 마쓰시게 유타카
고독한 미식가로 유명한 일본의 배우 마쓰시게 유타카의 짧은 에세이집이다.
간혹, 짧은 책을 일부러 빌리는 경우가 있다. 전혀 관련이 없는 분야나 저자의 책을 읽으며 머리를 식히는 그런 경우.
마츠시게 유타카로 많이 표기하는 이 온화하게 생긴 배우의 이미지는 나에게 미식한 고독가의 그것이 아니라,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 <아웃레이지>에서 부패형사의 파트너로 나왔던 모습이다. 부패 형사 역할의 배우가 작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키가 큰 유타카의 모습이 뭐가 상반되면서 대쪽 같은 그런 이미지가 있었다.
이 책도 인기가 한층 높아진 그의 인생 중년기에 잡지 연재글을 묶은 그런 종류인지라, 아주 편안하게 또한 게으르게 읽을만한 책이다.
전반부는 짧은 일기들 느낌이며, 후반부의 이야기들은 기억상실에 걸린 본인이 연기 현장에서 정신을 차리며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며 과연 내가 지금 맡은 역할이 무엇인지를 끝에 가서 알게 되는, 일종의 콩트 형식의 시리즈인데, 뭐랄가 막 재밌거나 폭소가 나진 않아도 아주 소박한 빌드업이 소박한 ‘풉- ‘으로 이러지는 그런 종류의 글이다.
박수를 보내주고 싶은 것이, 전반부 에세이들에서 이 배우가 30대 넘어서까지 연극일과 아르바이트일을 통해 가장 역할에 충실했음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있어서다. 그만큼 연기인생 초반에 고생을 많이 했음을 짐작케 하는… 그렇다면 이딴 글들의 완성도를 논하는 건 자체로 의미가 없다.
부디 연기도 하시고 글도 많이 쓰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드시면 좋겠다. 그런 상상을 해본다. 개인적으론 먹방이나 먹는 콘텐츠에는 손이 안 가는 나지만, 유타카가 맛있게 먹었다면 그래서 행복했다면 보지 않아도 왠지 기분 좋은 상상을 하는 것처럼 만족스러울 수 있겠다는 그런 생각!
2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