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란을 심었다. 꽤 의미 있는 난을 분식하였고, 처음 해 본 일이다. 그 기운을 간직하고 싶었던 것이다. 꽃대가 있었는데 벌써 피고 졌다. 아쉽게도 못 보았다. 한 해 잘 키워 내년을 기약하는 수밖에 없겠다. 경사가 심하였고 낙엽층이 두터웠다. 산에서 작은 내를 이루면서 흐르는 물을 따라 내려가다가 어느 순간 깎아지른 절벽과 만난다. 그 내 양편으로 산줄기가 두툼하게 이어지는 게, 난이 사는 경사진 햇살은 축복 이어지는 장소였다. 좋은 기운 가득했고, 음이온 역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음양의 조화로운 기운 속에서 온갖 뭇 생물이 다투어 제자리를 잡고 있었다. 선물로 1촉 받았다가 내 눈에도 보이기에 몇 촉 더 확보하였다. 처음에 먹은 생각과는 달랐다. 내게 올 어떤 계기처럼 여겼다. 그렇게 다가온 것을 모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