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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같은회의에서 이기는 법

회의에서 이기는 Communication 전략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회의를 접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중간관리자가 될라치면 

다양한 부서와 협업을 위한 회의들이 많은데, 회의에 대면하는 사람들의 자세는 정말 개성이 가득하다.

회의에 관심이 없는 사람,

항상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사람,

항상 화가 나 있는 사람,

자신에게 업무가 떨어질까 봐 딴짓만 하고 있는 사람 등등


필자 또한 다양한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수도 없는 회의에 참석도 해보고 진행도 해보았지만,

회의에 참석하고 나면 말 그대로 녹초가 되고 마는 때가 자주 있다.


그중에 가장 힘든 회의가 이른바 '전쟁 같은 회의'인데,

잘잘못을 가리는 회의이거나 회의 결과에 따라 업무의 주체가 결정되는 회의는

다른 회의보다 그 치열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 가끔 이런 전쟁 같은 회의를 지켜보다 보면

회의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도 못하고 처참하게 공격만 하다 만신창이가 되는

중간관리자들을 종종 보게 된다.



예전에 한 회사에서 결산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 논쟁이 붙었던 회의가 있었다.

영업 Data의 마감 지연, 재고 수불 Data의 불확실성, 비용 전표 제출 지연 등등

결산이 늦어진 이유가 유관부서에서 결산과 관련된 자료를 제때 제공하지 못해서였는데, 

그동안 결산 지연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회계팀장은 회의 자리에서 폭풍처럼 유관부서의 문제점을 쏟아내었다.

문제는 해당 문제를 실무진끼리는 공유하고 있었지만, 

유관부서 리더와 임원진들에게는 처음으로 공개된 자리라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기보다는 서로 당황만 하는 회의자리가 되었다는 점이었다.


안타깝게도 해당 회의를 통해서 회계팀장은 원하는 결과

- 즉, 유관부서가 결산자료 확정을 위해 회계팀을 100% 지원 - 를 얻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회계부서와 유관부서의 관계는 더욱더 서먹해지고 사이가 좋지 않게 되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사실관계만 놓고 본다면 회계팀장의 스트레스를 이해하지만, 

아쉽게도 회계팀장 또한 '이기는 전략'을 가지고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필승전략 01. 우군을 만들어라.

'전쟁 같은 회의'에서 이기려면 회의에서 자신을 지지해 줄 우군이 있어야 한다.

우군을 만든다고 해서 '감성적인 우군'을 만들라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우군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현재의 이슈와 문제점 등을 회의 참석자에게 미리 공유하고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사례에서 문제점은 회의 참석자 중 누구도 회계팀장의 이야기에 사전 공감한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회계팀장이 최소한 자신의 상사인 CFO나 임원진들에게 해당 내용을 공유하기만 했더라도

회의는 훨씬 더 긍정적인 방향 - 최소한 임원진이 유관부서에게 회계부서를 잘 도와주라는 당부 -으로 진행될 수 있었을는지도 모른다.


필승전략 02. 사전에 조율하라.

손자병법에서 싸움에서 이기는 최고의 방법은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적국을 온전히 보전하면서 이기는 것이 상책, 적국을 쳐부수어서 이기는 건 중책, 적국을 전멸시키는 건 하책이라고도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회의를 통해 의사결정이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결정이 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회의는 해당 결정을 지지하는 수단으로 자주 활용되기도 한다.

사례에서 회계팀장은 회의 시간에 사실관계를 이야기하면 회계부서는 질책을 받지 않고 결산을 제때 도와주지 않았던 유관부서가 질책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관계에 확신이 없는 임원진이 처음 접한 내용을 바탕으로 회계팀장의 이야기에만 힘을 실어주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사실관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유관부서 리더들도 회계팀장의 질책을 100% 인정하기는 어렵다. 

회계팀장은 회의 전에 유관부서 리더들을 찾아가서 금일 회의시간에 있을 주요 논쟁과 이에 대한 유관부서의 사실관계 확인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회의 시간에는 사전에 논의된 사실을 바탕으로 수위를 조절하여 현재의 문제점과 향후 협조 방향을 이끌어 냈어야 원하는 회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필승전략 03. 한 놈만 패라.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유오성 배우가 외쳤던 '난 한 놈만 패!!!'라는 대사는 너무나 유명하다. 

주위에 수많은 적이 둘러싸여 있지만 한 명에게 온 힘을 집중해서 쓰러 드리고 그다음에야 다른 적을 향해야 이긴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만약 앞에서 이야기한 "필승전략 01"이나 "필승전략 02"를 따를 시간이 없거나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면

최소한 "한 명만 패는 전략"을 사용하기를 바란다.

사례에서 회계팀장은 회의 시간에 회계부서를 빼놓고 결산과 관련된 모든 부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들어놓는 것과 동일하다.

아무리 힘이 센 사람도 다수의 적을 한 번에 상대할 수 없듯이

회계팀장은 최소한 가장 문제가 되는 또는 가장 비협조적인 부서 위주로 이슈를 정리하고 방향성을 잡아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20여 년간 직장생활을 컨설팅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사람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때로는 중흥적인 감정에 의지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회의 또한  명확하게 사실관계로만 결론이 흐르면 좋을 텐데

그 결과가 생각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은 아마 사람의 인간적인 면 때문인 것 같다.

얼마 전 "전쟁 같은 회의"를 또 한 번 목격하고 

순수한 영혼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끄적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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