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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회계감사' 비용은 비쌀까?

회계감사 비용에 대한 외부감사인과 피감사인의 온도차!!!

회사를 운영하는, 또는 재무팀에 종사하는 지인들을 만나면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회계감사 비용이 너무 비싸지 않냐며 필자에게 푸념을 늘어놓는다. 회계사 입장에서 봐도 너무 하지 않냐며...

또 회계법인에서 근무를 하는 회계사 친구들도 본인들의 업무 대비 '회계감사' 수수료가 너무 싸지 않냐고 필자에게 푸념을 늘어놓기도 한다. 회계 감사 업무를 해봤으니 알지 않냐며...

필자는 그동안 이런 류의 대화를 무심히 넘기곤 했는데, 얼마 전에는 함께 기업컨설팅에서 만난 비회계사 출신 컨설턴트로부터 유사한 질문을 받으면서 한번 즈음은 독자들과 함께 논의하면 좋을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회계감사 비용'은 비싼 걸까?

먼저, 회계사들의 일하는 모습이 피감사인에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1년에 한 번 회계감사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중간감사를 제외하고 기말감사 시에 3일 ~ 5일 정도 고객사 현장- 회계사 용어로 '필드'라고도 한다 -에 나와서 회계감사를 진행한다. 즉, 피감사인이 보기에는 회계사들이 며칠 일하지도 않는 것 같기 때문에 회계감사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간혹, 필드에서조차 타 회사의 감사업무를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회계사들의 회계 감사 과정을 충분히 인지한다면 3일 ~ 5일이라는 시간은 회계감사를 완료하기에는 턱도 없이 부족한 시간인 것을 이해할 있을 것이다. 

회계감사의 과정은 끝없는 리뷰의 과정이라도 수 있다. 계정과목의 담당자가 해당 계정의 금액이 적정한지를 감사하면 해당 회사이 팀리더 - 회계용어로 인차지라고 한다 -의 리뷰를 받는다. 그러고 나서 팀리더의 상위 직급인 Director 또는 Partner의 리뷰를 받는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회계 감사 질에 대한 이슈가 중요해진 요즈음에는 회계법인 자체적으로 소위 '품질감사'라는 회계사의 감사업무를 리뷰하는 Position이 별도로 존재한다. 이 모든 과정을 합친다면 필드라는 현장에 투입된 시간보다 최소 5배에서 10배 정도의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피감사인인 고객사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알 수 없으니 너무 쉽게 돈을 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둘째로, 피감사회사 입장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업무 범위를 확대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회계사 출신인 CFO와 회계감사인과의 업무 범위에 대한 대화 과정에서도 종종 논쟁이 붙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회계사 출신 CFO의 경우 대부분 '우리 회사는 볼 것 없고, 이것 이것만 보면 된다'라고 회계감사인에게 이야기한다, 99%의 확신을 가지고...

잘 생각해 보면 CFO 입장에서는 회계감사도 잘 알고 피감사회사도 잘 알고 있기에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회계감사인은 피감사회사에 대한 사전적인 정보를 알 수 없기에, 회사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부터가 감사의 시작이다. 

그리고 자신의 회사를 속속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CFO도 아주 가끔은 있다. 그렇기에 회계감사인은 피감사대상 회사의 CFO말을 전적으로 의지해서 감사범위를 축소하기에는 상당한 위험이 존재한다. 회계사가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은 감사 업무를 수행한다는 생각은 비단 CFO 뿐만 아니라 재무팀 업무를 오래 한 직원 또한 유사하다는 데에 있다. 실제 그러한지 아닌지는 경우에 따라 다르다.

셋째로, 회계감사는 그 자체로 피감사대상 회사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회계감사는 피감사대상이 자율적으로 받는 사항은 아니다. 회사의 재무정보의 신뢰성을 위해 진행하는 '임의감사' 또한 존재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인 회사는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에 관한 법률(줄여서 '외감법')'에 따른 의무사항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비자율적인 숙제검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또한, 회계감사를 받는 과정 또한 피감사대상 회사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다. 피감사대상 회사 담당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한 업무들을 생판 모르는 회계사들에게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번 감사를 받고 나면 회사에 대한, 그리고 회계사들이 담당하는 계정과목에 대한 설명이 끝날 것으로 기대하는데 담당 회계사의 변경으로 매번 동일한 설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피감사대상 회사 입장에서는 회계 감사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기는커녕 귀찮은 절차라고 보는 경향이 많다. 이는 일정 부분 회계감사 환경에 대한 회계법인 또는 회계사들의 변화도 일정 부분 필요하다. 

회계감사가 어떤 점에서 유용한 지, 피감사대상에게 Value를 줄 수 있는 변화는 어떤 건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한번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이번 시간에는 갑자기 들었던 의문인 '회계감사 비용이 왜 비싼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조금은 회계감사에 대한 서로 간의 입장 차가 조금은 줄어드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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