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차 고양이 아빠의 반려동물 집사 일기
런던 집에 있는 둘째 아들 단오가 쥐와 협상을 하고 있다.
단오는 사냥 전문 고양이로 매일 뭔가를 잡는다.
그렇게 12년 동안 잡은 쥐와 새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영국은 인도어켓은 거의 없다.
2층 집들의 현관에는 켓 도어가 있어서 24시간 들락거릴 수 있다.
집사가 문 열어주기 귀찮아서 켓 도어를 따로 만들어준 것이다.
그래서 언제든 마실을 다니고 냥이들의 모임에 참석하며 그래도 할 일이 없으면 사냥을 한다.
덩치를 무기로 단오는 여우와도 맞짱 든다.
어느 날 나는 단오가 쥐와 대화를 하는 듯한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
쥐가 애절하게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듯한 장면이었는데 단오는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 쥐는 이미 온몸에 단오의 침이 발라져 있었다.
단오의 입속에 들어갔다 나온 모양이다.
고양이들이 쥐를 잡으면 일단 입속에 넣고 꼬리만 입 밖으로 나온 채 이동한다.
좀 큰 쥐는 이빨로 물어서 반쯤 실신시킨 후 입에 물고 간다.
단오는 쥐를 먹지는 않는다.
단지 game을 즐길 뿐이다.
game이라는 단어에는 아마도 사냥이나 놀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날 단오는 결국 쥐를 놔주었고 쥐는 유유히 사라져 갔다.
내가 12년 동안 지켜본 단오가 착한 일을 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