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학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먹는 이유는 우리 몸에 있는 세포들의 생명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음식으로 에너지 공급을 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 과정으로 소화, 호흡, 순환, 배설이 원활하게 되어야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나와있다. 음식은 이렇듯 당연하게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먹어야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렇지만 누구나 살겠다고 음식을 먹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나는 우리가 무엇을 먹는 것은 생명유지를 넘어선 더 큰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배고픔을 느끼면 살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음식을 먹을 때도 있지만 그 차원을 넘어서 내가 어떤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음식에게서 포만감뿐만 아니라 행복, 안정 그리고 위로도 얻으며 또한 어떤 음식으로는 추억을 만들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아침에 밥을 안 먹고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거나 회사에 가서 일을 하면 11시쯤부터 슬슬 배꼽시계가 울리기 시작하고 힘이 나지 않으며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참고 참고 점심시간만을 기다리다 12시가 되면 허겁지겁 밥을 먹고 단순 배고픔을 채운다. 이런 단순한 배고픔이 나는 생명유지를 위한 1차원에서 바라본 '먹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느 때는 더 행복해 지기 위해서 먹기도 한다.
기분이 우울할 때, 일이 맘대로 풀리지 않을 때, 어디서 좋지 못한 소리를 들었을 때,
이런 일들이 있는 날이면 자연스레 단 음식들이 종종 생각날 때가 있다.
SNS에 소문난 디저트 가게에 가는 것. 거기서 유명한 마카롱이나 케이크 한 조각을 사 먹으면 입안에서는 환상의 파티가 시작되고 나의 뇌는 순간 행복하다고 이런 게 행복이라며 잠깐 착각이라도 하게 돼서 인지 몰라도 달콤한 음식들은 나에게 순간의 행복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어렸을 때 심한 감기에 걸려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집에서 일주일 동안 누워있던 경험이 있다. 그때만 해도 제철이 아니면 재배가 어려워 과일을 쉽게 먹을 수 없었는데, 아파서 누워있을 때 귤이 너무나 먹고 싶어 엄마에게 귤이 먹고 싶다고 말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철이 지나 시장에서 구할 수 없었고 그렇게 흰죽으로만 며칠 째 감기를 달래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뒤 그걸 안 외숙모께서 백화점에서 6개씩 포장된 귤을 사다 주셨다. 어린 나이였지만 그때의 소중한 기억은 20년이 다 지나도록 잊히지 않는다. 아직도 귤만 보면 그때가 생각난다.
그때의 귤의 맛은 기억이 안 나지만 그때의 감정은 내가 받은 감동은 잊히지 않는다. 이렇듯 어떤 특정 음식에 관한 추억들, 누구나 다 하나씩은 갖고 있지 않을까?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 음식은 단순히 살기 위해 먹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음식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다양한 감정을 공유하는 친구이기도 하며 버팀목 같은 존개가 돼주기도 한다.
세상에는 많고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있듯,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음식들도 존재한다. 현재도 새로운 음식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선택할 수 있는 음식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어떤 음식을 먹을지, 어떤 음식을 고를지는 그날의 기분, 그날의 상황, 자신의 상태에 따라 직접 선택할 수 있듯이 앞으로도 음식은 우리의 일생을 함께하며 마음 한 구석의 빈자리도 메꿔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여러 가지 의미에서 바라본 '음식'은 단순한 생명유지만의 기능이 아닌 것이라 판단된다.
그 많고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음식의 갈래에서 과연 어떤 음식을 선택하며 왜 그 음식을 선택할까? 그 음식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음식을 어떠한 존재로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