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피아노

피아노는 사랑입니다

by 오승현






피아노는 사랑입니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입니다.




스물여섯,

처음 피아노 학원 문을 두드렸던 청년 시절부터

마흔이 넘은 지금까지 여전히 피아노를 배우고 있는

한 남자이자 가장이고,

아빠인 사람의 소박한 이야기입니다.


연주는 서툴지만

피아노 앞에 서면

늘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이 글들은

악기를 배운 기록이 아니라,

삶의 파도를 견디며

피아노 위에서 버텨온 시간들입니다.




철학자 김진영 교수님의 유고집 <아침의 피아노> 는

2017년 7월 암 선고 이후 임종 3일 전까지,

병상에서 남긴 짧고도 깊은 메모의 기록입니다.


그는 글을 남긴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글쓰기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타자를 위한 것이다.

병중의 기록도 마찬가지다.

내가 떠나도 남겨질 이들을 위한 것이다.

나만을 지키려 할 때 나는 약해진다.

타자를 지키려 할 때 나는 확실해진다.” (P.242)


책 안의 문장들이

오래 마음을 붙잡습니다.


“나는 나를 꼭 안아준다.

괜찮아, 괜찮아….”


“때 아니게 톡톡 마음이 꺾인다.

가을날 마른나무처럼.”


“베란다에서 세상의 풍경을 바라본다.

한 번만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특별히 이 문장은

마음 깊숙이 스며듭니다.


“베란다에서 먼 곳을 바라보며 피아노 소리를 듣는다. 나는 이제 무엇으로 피아노에 응답할 수 있을까.이 질문은 틀렸다. 피아노는 사랑이다. 피아노에게 응답해야하는 것, 그것도 사랑뿐이다.”




피아노는 위로의 선물이었습니다.

무너져도 나를 존재하게 한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그 이야기들을 남기고자 합니다.




김진영 교수님이

“피아노는 사랑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피아노라는 작은 선물로

한 존재가 다시 회복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소소한 이야기들을

소중한 이들과 함께 나눕니다.


그리고 이 글을 통해,

피아노의 사랑과 위로가

누군가의 마음에 닿기를 소망합니다.




피아노는 사랑입니다.


그리고 이 아침,

당신의 마음에도

조용히 피아노의 선율이 흐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