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의 용서 ]
피가 굳으면
상처 위에 딱지가
진다는데
나는 아직
매일
딱지가 떨어진다
아물었어야 할 시간은
이미 여러 해 지났고
그때마다
상처는 다시 붉어진다
누구를
미워한 적도 없다
그날의 나를
탓한 적도 없다
기억은
밀물처럼
아무 예고 없이
왔다 사라진다
오늘 아침
떨어진 굳은 딱지를
본다
아물지 않은
오랜 붉은 상처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이제는
지워지지 않는 기억을
용서해야 할 시간
기억하는 나를
용서할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