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의 숲 속에서 ]
글이
나의 존재를 대신
말해 줄 수 있을 거라
믿었어요
글이
나를 구원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글은 언제나
나보다
한 박자 빠르고
한 박자 느립니다
때로는
반 박자 앞서고
반 박자 뒤에
머물기도 합니다
글 속에는
끝내 채울 수 없는
여백이 있고
그 여백에서
나는,
또다시,
고독을 만납니다
오늘도
글의 시차가
만든
숲 속에서
때로는
흔들리며
노래하며
홀로
걷습니다
글의
숲 속에서
* 딸 은비가 시를 읽고 그려준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