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분한 기타

by 오승현







[ 과분한 기타 ]


이 년 전,

어느 겨울


버스를 타고

찾아간 낙원상가


그때의 설렘은

어느덧 사라지고


방 한구석

빨래한 옷 가지들

사이에 파묻힌

과분한 기타


널 아껴줄 수 있는

다른 누군가를

만났더라면


어느 가난한

뮤지션의 손끝에서

네가 날마다

노래했더라면


나의 과분한 욕심이

너를 잠들게

했구나












“악기를 다루다 보면 더 좋은 악기에 대한 욕심이 납니다. 문제는 내 실력보다, 내 수준보다 더 과분할 때 생깁니다. 이년 전 큰맘 먹고 찾아간 낙원상가, 기타를 하나하나 스트로크 하며 고른 나의 기타. 그 기타는 지금 방 한 구석에 놓여 방치되어 있습니다. 기타를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엄습합니다. 너를 감당할 수 있는 누군가의 손에 들렸더라면…미안해…아름답게 노래할 수 있는 너를 잠들게 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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