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마흔 넘어 학생이라니!
친하다고 생각했던 이와의 관계가 틀어졌다. 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 고민하면서 처음에는 심리학 관련 유투브 동영상을 찾아보았는데, 아무래도 유투브에 깊이 있는 지식이 담기기는 어려웠다. 나는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심리학 책들을 읽으며, 나는 20여년 전에 관심이 있었던 심리학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중구난방으로 찾다 보니 그것 역시 한계가 느껴졌다. 보다 체계적으로, 잘 정리된 지식을 얻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대학원을 갈까, 아니면 다른 길을 찾아볼까, 하던 중에 한 작가의 에세이를 읽다가 '사이버대학'에 편입했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생각도 하지 못하던 '사이버대학'의 존재가 그렇게 나에게 훅 다가왔다.
처음에는 여러 사이버대학을 알아보고, 그중 나에게 맞는 학교를 찾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막상 접수 시즌이 되니 그만 처음의 그 열정이 사그라들면서 시들해지고 말았다. 나는 일단 좀 많이 들어본 사이버대학에 접수 원서를 넣어놓고, 다른 곳도 넣어봐야지 생각했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들은 내가 어떤 길을 가게 되었는지 추측해 보시기를.)
그렇다. 나는 결국 처음에 원서를 넣었던 그 대학으로 가게 되었다. 다른 곳은 원서도 넣지 않았다. 원서를 넣고 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는 나는 처음에 관심이 있었던 상담심리학에는 완전히 시들시들해져 있는 상황이었다. 합격했으니 한 학기 다녀보고 재미 없으면 때려치자. 그렇게 생각하며 가볍게 학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왠걸, 이곳도 대학이었다.
중간, 기말 고사도 있고 중간중간 과제도 있고 기습 시험 같은 것도 있다고 했다. 대학을 다니면서 모든 순간이 좋았지만 시험만큼은 정말 싫었었는데. 그 시험을 다시 본다고 생각하니 뒷골이 찌릿했다. 대체 나는 왜, 시험은 생각하지 못했을까. 시험 보는 것이 얼마나 싫었냐면, 시험을 안 본지 20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도 나는 가끔 시험 보는 꿈을 꿀 정도다. 대개 그런 꿈은 불안할 때 꾸는데, 꿈 속에서 나는 시험 범위를 잘못 알고 하나도 공부하지 않은 것을 시험을 보는 등의 치명적인 상황 속에 있다.
강의가 시작되고, 하나씩 강의를 들으면서 나는 오랫만의 공부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러나 종종, 시험 생각을 할 때면 여전히 뒷골이 아프다. 나는 이 이야기의 끝을 알지 못한다. 결국 한 학기도 채우지 못하고 나가 떨어질 것인지, 아니면 한 학기 겨우 채우고 나서 결국 공부의 꿈은 끝내고 마는 것인지, 그것이 아니면 졸업하고 대학원까지 가게 되는지. 아무튼 그 순간순간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 이곳에 글을 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