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글을 쓰는 것이 쉽지 않네요.......
남편과 거의 끝까지 갔을 때가 있었다. 남편 때문이 아니라 시댁 식구 때문이었다. 나는 남편과 더 같이 살 수 없다고 생각했고, 남편은 한 번만 더 생각해 달라고 나에게 호소했다. 나는 잠을 자도 먹어도 즐겁지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다가, 나는 구상만 해 두었던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행위였다. 밥을 먹고 씻고 자는 것처럼, 나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그러자 거짓말처럼 내 마음이 회복되었다. 그리고 그 글로 나는 첫 출간을 했다. 이혼에 대해 더 고민하지 않게 되었음은 덤이었다.
기쁨, 행복, 자부심 등의 긍정적 정서들은 경험할수록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부정적 정서는 대개 그렇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심한 우울함이 2주 이상 계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하여야 한다. 슬픔이나 수치심, 괴로움 등의 정서들은 겪는 당사자들도 매우 힘들 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들 한다. 그 이유는 그러한 부정적 정서를 겪을 때, 그것을 어떤 병원균으로 인식한 우리의 몸이 방어를 하느라 많은 힘을 쓰게 되고, 그래서 열심히 일했을 때 탈진하듯이 우리 몸도 지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하여야 하고, 되도록 겪지 않아야 할 이러한 부정적 정서들은 오히려 글을 쓰는 이들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일단 글을 쓰게 만들어 준다. 부정적인 정서 해결을 해야 하니 뭐라도 해야 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글쓰기인 것이다. 또한 부정적인 정서는 긍정적인 정서보다도 더 과제에 집중하게 만들어 준다. 슈왈츠와 블레스는 1991년에 정서에 따라 두 부류로 나뉜 학생들에게 논리적인 글을 주고 판단을 하게 하였다. 그 결과, 부정적인 정서 그룹은 글의 논리적인 허점을 날카롭게 찾아낸 반면 긍정적 정서 그룹은 허점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주변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더 컸다.
부정적인 정서는 읽는 이에게도 집중을 하게 해 준다. 사람들은 보통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어휘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 정서가 부정적인 정서인 경우에는 좀 더 집중을 하게 된다. 웹소설에서 1화에 부정적인 정서가 주된 정서인 경우에는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작품에 몰입하면서 부정적인 정서에 공감하여 다음 화를 찾게 된다. 그런데 긍정적인 정서는 그에 비해 덜 집중하게 만들어주고 주변적인 것에 더 관심을 갖게 만든다. 드라마에서도 1화에서 주된 갈등과 부정적인 정서를 느끼게 할 만한 요소들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시청자들이 작품에 몰입하여서 다음 화를 보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정서들을 쓰기 위해서, 작가들 역시 그러한 정서를 경험해 봐야 한다. 작품 속에 주인공이 겪은 일들을 작가가 다 겪을 필요도 없고 그럴 수도 없지만, 적어도 그 주인공의 감정은 작가도 함께 겪을 때 절절한 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작품에 독자들을 몰입시키기 위해서라도 작가는 부정적인 정서들을 필히 겪어 보아야 한다. 이것은 작가들이 우울증에 빠지고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자신이 겪는 감정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서, 그 감정이 어떤 것이고 또 무슨 이유로 생겨난 것인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세상에 사람들이 부정적 정서를 겪고 싶어서 겪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물론 슬픈 영화를 보거나 하는 식으로 잠깐 체험을 할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은 자신도 어찌할 수 없어서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하게 된다. 그러한 정서가 하루 중 대부분이 되고 지배적인 정서가 되면 힘들겠지만,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그러한 정서들은 웹소설 작가들에게는 그래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그러한 정서를 통해 작품에 몰입하고, 또 독자들을 몰입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 역시 부정적 정서가 큰 사람이고, 그래서 쉽지 않은 삶을 살아왔지만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작품들을 읽으며 공감하고, 또 내 작품을 쓰면서 나도 모르게 감정을 토하게 되는 경험을 통해서 나는 감정을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러니 작가라면 부정적 감정이라고 해서 무조건 내치고 겪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 하는 것보다는, 오는 경험들은 막지 말고 담담히 겪어 나가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