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순례한다면 순례씨처럼

「순례주택」을 읽고

by 므니

순례주택을 아이와도 재미있게 읽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순례주택을 아이는 아이의 눈으로 어떻게 이해했을까. 아이는 나의 독서모임을 위한 발제문을 보더니 자신도 비슷하게 생각한 부분이 많다며 운을 띄웠다. 순례의 정확한 의미를 알기 위해 사전을 찾아보기도 했으며, 사전을 찾고서는 수림이의 독백에서 인생의 순례자라는 말에 대해 좀 더 생각하는 듯했다. 자신의 인생을 가치 있게 살아내고자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 것을 이야기도 하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독서모임의 발제문을 읽은 터라 그 발제문을 보고 답을 하는 것으로 독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 네가 생각하는 어른은 어떤 분을 말하는 것 같아? "

" 저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묵묵하게 잘하는 사람이 어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주위에 있는 엄마, 아빠와 같은 분들을 보며 나도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 오! 엄마 아빠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니 놀랍고 기쁜데? 엄마는 조금 더 존경할 만한 분이 없나 생각했어. 다른 이를 기꺼이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 자신의 부족함이나 결점을 인정하는 사람이 어른이 아닐까 생각했어. 우리가 함께 아는 분이 있긴 하지. "

" 어? 누구시지? 아, 알 것도 같아요. "


" 행복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어? "

" 제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은 걱정, 근심 없는 평화로운 삶이에요. 엄마는요? "

" 나는 바꿀 수 없는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어려운 상황이라도 작은 감사를 찾는 삶이라고 생각했어.

물론 쉽지는 않은데, 어른이 돼보니 걱정, 근심이 없을 수가 없고 항상 무언가는 어려움이 있더라고. 그리고 내 뜻대로 다 하기도 어려운 세상이고. 그래서 어디서 들은 말인데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바뀌어야 한다는 말처럼 상황에 빠져 버리지 말고 중심을 잘 잡는 것이 행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 "


" 엄마가 마지막으로 한 세 번째 질문에서 수림이의 독백이 저도 굉장히 인상 깊었거든요. 그래서 엄마랑 동일하게 그 부분을 짚어냈다는 것이 좋았어요. 의미 있는 사람으로 살기로 한 수림이를 보고 나는 어떠한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요.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내 인생을 잘 살아보고 싶은 다짐과 함께요. 순례주택 첫 부분은 야구에서 말하는 1군, 2군이 나와서 웃기고 재미있었거든요. 홍길동 씨도 재미있고요. 그런데 읽을수록 생각보다 내용이 깊은 것 같아서 좀 놀랐어요. "

" 그렇지? 유은실 작가님이 어린이 이야기인 듯, 어른 이야기인 듯 재미있지만 생각해 볼 내용이 있도록 쓰신 이야기인 것 같아. 엄마는 순례 씨처럼 삶의 지혜가 있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


아이와 함께 읽는 책은 어떨 때는 가볍고 어떨 때는 무겁다. 내가 재미있게 읽어도 아이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아이가 재미있다 하여도 내가 읽기엔 무슨 재미로 읽나 하는 책도 있다. 서로의 연령과 취향이 달라서 그렇겠지만 어느 때는 아이보다 내가 가진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의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오랜만에 동일하게 재미있고 의미 있다고 여겨지는 책을 함께 읽었다. 유은실작가님의 책이 그러한 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인데, 어른까지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를 던져주는 그런 책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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