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간 빨리 지쳐

by 남연

"그러다간 빨리 지치"니까 "길게 볼 줄" 알아야지. 일도 "지속가능"하게 해야 돼. 어딜 가나 지속가능성이 화두다.


내일이 없는 사람마냥 달리다간 분명 (나를 포함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처럼) 허리 나가고 목 나간다. 그 반대의 방식으로 일하는 건, 다시 말해 내일은 당연지사 모레는 물론이요 1년 뒤도 있고 10년 뒤도 있는 사람처럼 "지속가능하게" 일하는 건 그럼 뭘까.


몸 사리면 되나. 적당히 하면 되나. 바람같이 정시 퇴근하고 운동 가면 "지속가능"한 삶인가. 남은 일은 일단 내일로 미루면 좀 덜 지치나.


이런 건가 싶어서 저거 다 해 봤는데, (만성적인 허리 통증에서 잠시 해방되는) 꽤 괜찮은 시도였지만 한편으론 뭔가 아닌 것 같기도 했고, 결론적으론 따박따박 퇴근하고 주말 사수하여 업무로부터 빼앗긴 일상을 찾아온다고 저절로 나의 일이 "지속가능"해지지는 않는다는 발견을 하게 됐다.


야근을 멈추고 내일과 모레와 글피를 위한 몸과 마음을 마련해놓으려는 자세도 너무 중요하지만, 지속가능하게 일한다는 개념은 이 너머에 있구나. 그 이상의 무엇이구나.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과 얽히고설켜있는 복잡한 노동 환경 안에서, "일"에 대한 나만의 관점을 가지고, 애써 추구해야 하는 뭔가구나. 아직 잘 모르겠긴 하지만.


회사 분과 티타임을 하다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예상 밖의 답을 들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길잡이는 "사랑"에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맡은 일에 대한 사랑, 동료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종교적인 백그라운드에서 나온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시각 자체는 마음에 들었다.


6시에 퇴근해도 이런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의 일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거다.


결국은 지속가능하도록 일(과 그 주변)을 ”돌보는" 과정이 핵심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의 일, 잘 굴러가고 있나. 나, 요새 컨디션 괜찮나. 동료들, 누구 한명이 무리하고 있진 않은가. 우리 팀, 즐겁게 함께하고 있나. 내일도. 모레도. 중간을 찾는 연습을 많이 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