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끝에 드디어 육아휴직을 신청했습

신청 전의 고민과 신청 후의 1개월

by 나나파파

육아휴직 신청을 둘러싼 고민

육아휴직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며 행정적 준비, 경제적 준비, 커리어 계획, 가족과의 시간 계획, 자기 돌봄 계획 까지 고려했습니다.

드디어 육아휴직 신청을 할 때입니다.

육아휴직을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습니다. 법적으로 2025년부터 육아휴직 기간이 기존 1년에서 1년 6개월로 연장되는데, 이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2025년 2월 23일 이후에 육아휴직을 신청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늦게까지 회사에 다니며 급여를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출국을 앞두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한국에서 정리해야 할 일들, 가족들과 보내야 할 시간, 아이들이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까지 고려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고민되는 이유는, 회사에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알리는 것이 부서장및 부서원들에 마음이 편치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특히 2024년 하반기부터 부서 업무의 부담은 더 커졌기 때문입니다.

원래 함께 업무를 주도하던 동료 두 명이 있었는데, 한 명은 이직을 했고, 다른 한 명은 건강상의 이유로 병가를 냈습니다. 여기에 경영진의 결정으로 업무 프로세스까지 전면 개편해야 했고, 제가 주도적으로 모든 것을 정리해 나가야 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제가 육아휴직을 쓰고 자리를 비우겠다고 알리면, 부서 업무 일부가 마비될 것이란게 자명해 보여서 더욱 망설여졌습니다.


최종 결정: 24년 12월부터 육아휴직 시작

하지만, 제 몸과 마음이 이미 지쳐 있었습니다. 육아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오랜 시간 과도한 업무를 소화해 왔기 때문입니다.

24년 10월 한 달 동안 주말과 추석 연휴에도 출근했고, 평일에는 새벽까지 일하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1개월 동안 80시간이 넘는 초과 근무 시간 속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힘들었습니다. 육아와 살림을 전담하는 아내도, 제가 없는 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아이들도 점점 지쳐 갔습니다.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였습니다.

와이프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경제적인 부분이 걱정되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일찍 육아휴직을 시작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2월까지 월급을 더 받는 것보다, 출국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을 충분히 정리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또한 캐나다에 가서도 빠르게 수입을 확보하면 된다는 아내의 말이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육아휴직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다행히 회사에서 제공하는 무급 가족돌봄휴가와 향후 연차를 선사용하는 방안을 통해, 2025년 3월 이후부터 공식적인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율할 수 있어 1년 6개월의 육아휴직 기간을 확보했습니다.

10월 말, 부서장님과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캐나다 이민 계획을 밝히며 12월부터 휴직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회사 상황을 고려할 때, 부담을 드리는 결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그룹장님은 담담하게 받아들이셨습니다. 물론 나중에 따로 듣기로는 상당한 충격을 받으셨다고 했지만, 제 앞에서는 응원의 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정말 어려운 결정 했네. 걱정도 많을 텐데, 그래도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덧붙여 말했습니다.

“이직할 회사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전혀 새로운 환경으로 간다는 게 조금 걱정되긴 해. 그래도 잘할 거라고 믿어.”

이 말을 듣는 순간, 그동안의 긴장과 걱정이 많이 풀렸습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온 것에 대해 인정받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부서장님과 논의 끝에, 11월 한 달 동안 인수인계를 빨리 하고, 남은 시간 동안 동료들과 인사하며 마무리를 잘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마지막 1개월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한 달: 마무리와 준비

마지막 한 달 동안 저는 크게 두 가지에 집중했습니다.

첫째, 인수인계를 철저히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맡았던 업무가 원활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매뉴얼을 정리하고, 팀원들에게 업무를 전수했습니다.

둘째, 함께했던 동료들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던 분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회식 자리에서도 앞으로의 계획을 나누며, 캐나다에서도 연락을 유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셋째, 개인적으로는 회사에서의 경험을 돌아보며, 나의 업무 성과를 계량화하고, 앞으로의 커리어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향후 캐나다에서 취업 준비를 할 때 이력서에 반영될 부분이기에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마지막 출근 날, 부서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퇴근을 했습니다.

그렇게 첫 직장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이제 남은 것은 한국에서의 마지막 3개월을 의미 있게 보내는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하고, 캐나다 생활을 준비하며,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리고 캐나다에 가서는 빠르게 수입을 확보할 수 있도록 커리어 계획을 실행해 나갈 것입니다.

육아휴직을 내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 가족이 함께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었습니다. 이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이제부터 제 몫입니다.

캐나다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되면서도, 동시에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제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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