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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 May 05. 2021

은반지

그대와 맞춘 은반지는 참으로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흔한 큐빅 하나 없어도 정말로 빛이 나서 은반지가 아니라 새하얀 반지로 보일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역시 은반지는 은반지였던지 점점 빛을 잃고 까맣게 변해갔습니다.

이젠 그 반짝 거림은 어디 갔는지 보이질 않고 만지면 손에 까맣게 묻어날 것처럼 시커멓게 변해버렸네요.


그때의 우리도 정말 반짝였었는데 어느새 시들해져 버렸어요.

마치 우리의 커플링처럼.


반지는 깨끗하게 닦으면 다시 반짝일 것 같은데

우리도 다시 함께 있으면 빛나던 그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그대의 마음을 알 길이 없어 내 마음도 까맣게 변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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