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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 듣는 개미도 괜찮아

이런 인생 모토

by 빛작



합리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적응시킨다. 비합리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신에게 적응시키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한다. 따라서 모든 진보는 비합리적인 사람에게 달렸다 (버나드 쇼)*




엄마의 첫 모토는 ‘실천하는 지혜를 쌓는 것’이었어. 실험실에서 산소가 어쩌고 하는 실험을 할 때, 기준치를 벗어나면 다시 또다시 실험했던 시간이 많았거든. 단순 반복이 지루하기도 했지만 급기야 실험머신이 되어, 기계적인 반복보다 진보된 방법으로 실험값을 얻어냈었던 기억이 나.


로버트 기요사키의 책에는 ‘가능한 한 빨리’를 모토로 삼아보라는 문장이 있어. '무슨 소리지?'라는 말이 너의 첫 반응일 것 같아. 빨리해 봤자 실수하고 실패하느니, 천천히 꼼꼼히 하는 것이 맞는 거잖아. 그렇지? 저자는 남들이 놀랄 정도로 일을 빨리 하란다. 작가의 의도는 경험을 위한 실수를 늘려야 된다는 것이었어.



하지만, 실수를 두려워하는 사람은(엄마 포함) -모든 것을 올바르게 하려고 하다가-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아. 패배감이 겁나서 시작을 두려워하는 사람들 많잖니. 어떻게 하는 일마다 완벽하게 해낼 수 있겠어? 오히려, 완벽은 정체됨(주 1)이라고 했어.


개미가 줄을 지어 가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본 적 있지? 무엇을 얻으려고, 왜 그렇게 기계적으로 줄지어 갈까? 개미들은 먹이를 물고(나르고) 있을 때, 페로몬을 뿜어내. 그 말은 다른 개미도 주변에 먹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는 것이지. 단, 페로몬의 휘발 정도에 따라 먹이 위치 정보를 구분해 낼 수가 있어.



재미있는 사실은 사람 사는 세상처럼, 그 줄을 벗어나는 말 안 듣는 개미가 있다는 거야. 새로운 길을 시도하는 경험을 반복하느라 위에서 내려다보면 우왕좌왕하는 몇 마리들 있잖아. 마치, '내 생각에는 저 줄보다 이 길이 더 나은 거 은데...' 하면서 제 앞가림하는 누구누구 개미,



그 개미 뒤로 새로운 줄이 곧 생길 거 같지않니? 개미라고 모두 한 줄 서서 따라가는 게 아니라니. 엄마는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어.



직장이나 학교와 같은 조직에서 - 보통의 생각, 출퇴근 좀비, 급여맞춤형 노동으로 - 기계적인 일과를 보내는 분위기가 조직의 진보를 이끌 수 있을까? 구성원 한 사람 자신의 발전에 도움이 될까? 다수의 뜻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것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원하는 모습으로 성장하는 것보다 합리적일까?



말을 안 듣는다는 것이 룰을 어긴다거나 다수에 피해를 끼친다는 뜻 아닌 것 알지? 다수의 뜻과 다르고, 도전과 경험이 비합리적일지라도 시도하는 그런 말 안 듣는 개미, 말 안 듣는 직원은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거든.



세상을 자신에게 적응시켜 보는 책임감 있는 나

노력하고 실천하는 지혜를 가진 나

실수와 실패의 경험을 우선시하는 나


이런 나는 자기 타성을 벗어나기를 원해. 비합리적인 사람에게 세상이 달려있어. 엄마는 이런 네가 되기를 바라.



엄마의 모토는 여전해. 실천하는 지혜를 쌓아가는 것이야. 앞으로 너의 인생모토가 무엇인지 궁금하네. 너의 경험들을 모아서 엄마에게 그 뒷 이야기를 들려줄래.



*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 비평가

주 1>. 로버트 기요사키, 부자들의 음모


[빛작 연재]

월 7:00a.m. [엄마가 쓰는 유리병 편지]

화 7:00a.m. [엄마가 쓰는 유리병 편지]

수 5:00a.m. [새벽독서로 마음 챙기기]

목 7:00a.m. [엄마가 쓰는 유리병 편지]

금 7:00a.m. [엄마가 쓰는 유리병 편지]


#실험실 #페로몬 #출퇴근 #인생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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