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꼭 지켜야 하는, 스스로와 한 약속이 있어?
어느 날 갑자기 아빠가 내 곁을 떠났을 때, 나는 진짜 행복해지기로 결심했다. 아빠가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실 테니 더 이상 선의의 거짓말은 통하지 않을 터. 그래서 나는 하루하루를 더 성의 있게 살기로 했다. 그 성의라는 게 무조건 열심히 행복하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널브러져 있고 싶은 날은 널브러져 있고, 울고 싶은 날은 울면서 나를 더욱 자세히 들여다보고 진실하게 챙겼다는 게 정확할 것 같다.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알지만 평소에 깨닫기는 힘들다. 마지막 인사도 없이 아빠와 헤어지고 나서 나는 조금 더 자주 좋은 마음들을 표현하게 되었다. 사랑해. 소중해. 고마워. 행복해를 '부러' 입에 담고 말했다. 이제 나는 '나중'을 믿지 않으므로.
사람마다 추구하는 행복의 의미가 다르겠지만 나는 일상에서 '틈틈이' 행복해지는 것을 원한다. 이다음에 보다는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나가면서. 거창한 곳을 가고 특별한 이벤트만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하루하루 소소하고 별 것 아닌 것들 속에 마음을 담으면서 그것을 '별 것'으로 만들고 싶다. 소소한 것들은 사실은 소소하지 않다. 그 소소함의 합이 곧 나의 인생이니까.
일상에서 행복을 줍줍 할 수 있도록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 뿌려 놓아야 한다. 사랑하는 두 사람의 뒷모습, 오늘 꼭 해내고 싶은 일의 계획,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대화,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시원한 바람, 나른한 오후 햇살 등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발견하고 마음을 쏟으며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고 싶다.
생각해 보면 언젠가 좋은 날 오겠지의 그 좋은 날을 구체적으로 그려본 적도 없다. 그렇게 막연한 희망이라는 것은 실체가 없다. 뒤돌아 보면 그저 그때의 추억이, 웃음이, 마음들이 남아 있을 뿐. 그러니 나 스스로를 좋은 순간에 자주 데려다 놓으면서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가끔 울지만 괜찮다. 여러 날 더 행복해지고 있으니.
올해 설이 지나고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을 내 삶에 기꺼이 가져가기로 하면서 꾸준함의 힘을 알게 되었다. 그저 한다는 것의 특별함도. 몸과 마음의 건강만큼 행복이 더해졌다.
살다 보면 엎어지고 깨지는 날도 많겠지만, 나는 앞으로도 차곡차곡 소소한 행복들을 채워나갈 것이다. 그게 곧 삶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