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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복 Oct 21. 2022

혈압 수치 입력을 돕는 챗봇은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될까


오랜만에 논문 리뷰를 올립니다. 처음 목표는 "하루에 1개 쓴다!"이었는데, 쉽지 않네요. 오늘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고혈압 관리에 대한 논문입니다. 당분간은 고혈압과 관련된 디지털 헬스케어 적용이 많이 리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Introduction

고혈압 관리를 위해 챗봇을 사용하게 된다면, 효과적인 고혈압 관리가 가능할까요? 본 논문은 혈압 기록을 돕는 챗봇이 환자가 혈압을 관리하고 지식을 습득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하는 논문입니다. 고혈압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입니다. 세계 질병 부담 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에 의하면, 고혈압은 2019년 전 세계 1,080만 명(전체 사망자 중 20%)의 사망에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합니다. 이런 위험한 질병이지만, 고혈압 환자 절반만이 혈압을 관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모바일 앱은 고혈압 관리를 위해 종종 이용되는 서비스입니다. 이전에 진행되었던 다른 연구에 의하면, 고혈압 환자가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를 이용할 때 기존 치료(Treatment as usual)에 비해 혈압을 잘 관리했다고 합니다. 다만 모바일 앱은 설치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안내하기가 어렵습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러한 사용자 경험 문제는 커집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사용자에게 익숙한 인터페이스인 인스턴트 메시지 앱 기반 챗봇 활용한 혈압 관리 효과성을 검증하고자 했습니다.


Methods

연구진은 환자 112명을 모집했습니다. 참여자는 챗봇을 이용하는 집단 또는 이용하지 않는 집단에 임의로 할당(randomly assigned) 되었습니다. 챗봇 이용 집단은 Telegram에서 사용할 수 있는 TensiBot이라는 챗봇을 사용하였습니다. TensiBot은 의사 진료 전 일주일 동안 환자에게 하루에 두 번(아침과 저녁) 혈압을 측정하여 입력하도록 안내 메시지를 보냅니다. 환자는 메시지를 받으면 혈압계를 이용하여 혈압을 측정하고 입력했습니다. 이외에도 TensiBot은 약 복용 시기와 방법, 혈압계 사용 방법, 혈압 측정 시 신체 위치 조정 방법과 같은 교육도 제공했습니다. 또한 환자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의사는 환자가 기록한 정보를 다운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챗봇을 이용하지 않는 집단 사람은 혈압을 자가 모니터링하는 방법에 대해 서면 파일을 제공받았습니다. 간호사는 첫 번째와 두 번째 방문에서 자가 모니터링 절차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측정했습니다.



Result

최종적으로 연구를 마친 환자는 88명이었습니다. 가정 혈압 측정 방법에 대한 지식은 챗봇을 이용한 집단(24.12점)이 이용하지 않은 집단(17.59점)으로 유의미하게 높았습니다(p = 0.037, t = 2.116). 24시간 동안 혈압 측정을 위해 환자는 2차 방문에서 이동식 혈압 모니터링 기기(ABPM)를 착용하였습니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에 대한 주간 평균을 계산하고 실험군과 대조군 간 차이를 확인했는데,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습니다.

챗봇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환자 92.5%가 사용하기 쉽다고 응답을 했습니다. 참여자 중 72.5%는 챗봇 사용이 혈압 값을 기록하는데 유용하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참여자 중 6명(15%)은 중간에 챗봇 사용을 그만두었는데, 대부분 핸드폰 사용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Discussion

본 연구 결과에 의하면,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체크하기 위한 챗봇에 대해 환자는 쉽고 유용하다고 응답했으며, 환자는 측정 절차에 대한 지식을 향상하는데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음으로 가정에서 얻은 혈압 값(HBPM)과 홀터 장치(ABPM)에서 얻은 값 사이에는 집단 간 차이가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는 챗봇 사용자가 종이를 사용한 사용자만큼 혈압을 잘 측정한다고 해석했습니다. 다만 챗봇이 치료 순응도를 향상한다는 초기 가설에 대해서는 두 집단 간 차이가 없다고 나타났습니다.



My Opinion

 사실 챗봇이 처음 등장했을 때 기대와 달리, 의료 영역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가트너 인공지능 기술 라이프 사이클에 따르면 2021년도의 챗봇은 “through of disillusionment’에 단계였습니다. (22년에는 챗봇 자체가 사이클에서 아예 사라져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그럼에도 챗봇이 가지고 있는 고유 특성을 잘 살린다면, 아직은 유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본 연구는 챗봇을 통해 혈압을 기록하고, 이를 통해 혈압 조절 효과를 기대했습니다. 다만 혈압이 조절되는 결과까지는 도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런 점이 아쉬웠는지, 연구자는 디스커션에서 챗봇이 종이와 펜을 활용한 만큼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약간 억지(?)를 부린 듯합니다. 차라리 챗봇이 더 잘 사용되기 위해서 어떠한 점이 필요했는지 함의를 도출한다면 더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혈압을 단순히 입력만 하는 챗봇은 그리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혈압 수치 기록이 고혈압 관리에 도움이 될 수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챗봇이 가진 특성을 잘 살려줄 수 있는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만간 챗봇 기능에 대해 한번 리뷰를 해보고 의료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Title : 

TensioBot: a Chatbot Assistant for Self-Managed in-House Blood Pressure Checking

Authors : 

Leyre Echeazarra, Juanan Pereira, Ramón Saracho

Publication :

Journal of Medical Systems(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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