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생각 속에 갇히는 밤
요즘 잠들기 전, 생각들이 레고 블록처럼 하나하나 쌓이다 보니 새벽에 깨어 있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과연 그때의 정답은 무엇이었을까?' 나의 행동들, 밀려오는 후회, 정답이 없는 문제에서 기어코 정답을 찾으려는 욕심들.. 그러다 다시 마음을 다시 잡으려 애쓰는 과정은 마치 양파를 까는 일 같다. 속으로 계속 파고들수록 매운맛에 눈물이 핑 돌고, 결국엔 그 알싸함에 지쳐 잠이 든다.
인생은 당연한 것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나는, 그 당연한 것들의 무게를 이제야 하나씩 깨닫는 중이다. 사람들은 곁에 있는 당연한 것들을 소홀히 여긴다. 무언가를 잃고 나서야 비로소 그 당연함이 실은 가장 소중한 존재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한 번쯤 뜨겁게 데어봐야 정신을 차리도록 프로그래밍한 것일까? 만약 잃기 전에 이 모든 걸 깨달았다면, 당신은 이미 부처일지도 모른다.
사실 뒤늦게 당연한 것의 소중함을 알았을 때 가장 뼈아픈 건 ‘후회’다. 후회할 때는 이미 그 당연한 것이 내 곁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또다시 밤새 마음속 양파를 까면서 눈물을 머금고 뒤척이는지도 모른다.
언젠가, 누군가가 나와 같은 생각의 양파를 까고 있다면, 글을 읽고 그 양파를 열심히 까봤으면 좋겠다. 그래야 속 안에 있는 매운 것들을 무덤덤하게 꺼낼 수 있으니깐 나중에 생각나서 양파 까듯이 울지말아야 하니깐.
항상 잘할 거라는 믿음을 가슴에 품고, 앞으로 후회라는 걸 안 느끼기 위해서 오늘도 나는 매운 눈을 비비며 양파를 까다가 잠에 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