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리는 과일 사과의 재배 품종 중 하나입니다. 정식 명칭은 쓰가루(つがる)고요.
일본의 아오모리 사과 시험장에서 골든 딜리셔스 품종에 홍옥을 교배하여 만든 품종으로, 처음에는 아오리 2호(あおり2号)라는 임시 명칭을 붙였으나, 1975년에 쓰가루로 최종 등록하였다고 합니다. 교배 당시에는 라벨을 잃어버리는 사고로 교배시킨 품종이 홍옥인 줄을 몰랐으나, 유전자 검사로 사실을 확인하였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최종 등록 전에 임시 명칭으로 불리던 1973년에 처음 도입하여 1976년에 선발하였기에 쓰가루보다는 아오리로 더 유명합니다.
시중에 보이는 아오리 사과들은 거의 초록색이어서, 원래 초록색 품종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아오리도 부사나 홍옥처럼 다 익으면 다른 사과처럼 빨간색이 된다고 합니다! 다만, 아오리의 풋사과 맛을 시장에서 더 선호하기도 하고, 농가나 도소매자 입장에서 조생종인 아오리를 풋사과일 때 출하하면 부사, 홍옥과 긴 기간 동안 경쟁하지 않아도 되기에 거의 초록색인 상태로 출하됩니다. 그래서 아오리=초록색 풋사과라는 외관과 맛이 소비자들에게 각인되다 보니 아오리가 빨간 사과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편견과 다르게 빨갛게 익은 아오리는 익숙하지 않을 맛이라 그렇지 맛있다고 합니다. (출처 : 나무위키 아오리 - 나무위키 (namu.wiki))
제 여름은 7월 말에 시작됩니다. 아오리 사과와 함께요. 어느 날 마트의 과일 파는 곳에서 '아, 여름이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늘 그렇듯 제게 온 첫 아오리 사과 맛은 풋풋했습니다. 가족들은 이 맛을 좋아하지 않지만 저는 반깁니다. 일 년 만에 만난 이 파릇한 친구는 문득 작년 여름을 떠올리게 하고, 올여름을 계획하게 하거든요.
그런데 한 주 지날 때마다 이 풋맛은 달큼함으로 변합니다. 여름이 익어갈수록 아오리도 본연의 푸른 맛을 채워갑니다. 이때는 가족들도 즐겁게 과일상을 받습니다. 물론, 각자의 입맛대로 블루베리, 수박, 참외에만 손을 뻗기도 합니다. 여름 내내 아오리 사과는 제 호위를 받으며 냉장고 한 켠에 자리를 잡고 들어앉습니다.
어느덧 8월 말. 그제 온 아오리 사과를 보면서, 선풍기 바람으로도 견딜만한 날을 보면서 '이제 여름이 가는구나' 깨닫습니다. 푸석해진 아오리, 곧 낙엽처럼 물들겠지요. 이제 곧 내년을 약속해야 할 날이 올 겁니다. 싱그러움을 잃어버린 것을 보며 안타까운 건 그 맛 때문이라기보다는 한 달이란 한때가 너무 짧아서이고 젊음을 놓아버린 모습이 슬퍼서입니다.
마지막 아오리 사과 봉지를 볼 때마다 마음이 저릿합니다. 하지만 아삭한 맛으로 이별은 아름다워야 하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먹으며 보낼 준비를 합니다. 나의 푸르른 친구여, 내년 여름에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