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싱긋 미소가 지어졌다.
아기였을 땐 아빠의 장난이 혹시나 진심일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곤 했는데.
지금은 천연덕스럽게 받아넘기거나 역공을 펼치는 딸아이의 모습이 신기하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가는 길 어디쯤일까.
문득 '인생은 홀로 가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드니 서글프고, 내 아이도 그럴 것을 생각하면
마음 어딘가가 시큰하다.
만성이 된 몹쓸 걱정병.
이내 생각을 흩트려서 '혼자이지만 함께 걸어가는 길'이라고 나에게 조용히 말해 준다.
아이가 우리에게 손을 내밀 때
언제든 닿을 만큼에서 걷는 길이라고.
잡고 잡혀주며, 낄낄대는 웃음을 한바탕 뿌리고
이젠 내 차례라고 손짓하는 아빠와 딸.
'그래, 내 인생길에 저들이 있어 참 행복하다.'
큰 미소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