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언젠가 밤에 조르바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어느 날 밤, 눈 쌓인 마케도니아의 산에 강풍이 불었지요. 바람은 내가 몸을 의지하던 작은 오두막을 뒤흔들더니 뒤집어 엎어버리려고 하더군요. 하지만 나는 오두막을 잘 손봐두었지요. 나는 벽나로 앞에 불을 피워놓고 그 앞에 혼자 앉아 바람을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아무리 그래 봤자 넌 내 오두막에 들어올 수 없어. 문을 안 열어줄거니까. 내가 피운 불을 끌 수도 없을 거야. 넌 절대 날 쓰러트릴 수 없어!"
조르바의 이 말은 나의 영혼을 더욱더 강인하게 만들어주었다. 나는 인간이 어떻게행동해야 하는지, 어떻게 필연에 맞서야 하는지를 깨달았다. - 그리스인조르바, 카잔차키스
이 책을 처음 읽던 당시의 나는 온갖 혼돈으로 가득차있었다. 나는 오랜 시간동안 내가 어떤 가치와 생각들을 중시하며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왔는데, 그것을 드디어 결정한 시기였다. 어떤 것을 동력으로 삼아 세상을 나아갈지 정해진 참이었다. 나는 그 가치를 결정만 하면 그 가치로 더 넓은 세상을 탐험하며 올바르게 살아갈 줄 알았으나 그 가치로 무장하여 실제 현실세계에서 그것들을 적용하는 일은 또 다른 문제였다. 행동으로 옮기기가 마음처럼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시점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는 크게 두 인물이 나온다. 항상 사유하고 사색하며 고뇌하는 한 인물과 그와 대비되는 조르바. 조르바는 부딪히고 부서지며 그 경험에서 자신만의 깨달음을 얻으며 살아가는 매우 저돌적인 인물이다. 나는 조르바를 보며 생각들을 실행하며 삶에 덤비는 행위들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더없이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실제로 그 가치들을 행하게 되었다. 그 가치는 사랑과 낭만의 가치였고 나는 그것을 실행하여 <낭만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길거리에 가서 사람들에게 낭만에 대해서 물어보고 인터뷰를 하였다. 조르바가 준 용기가 아니었다면 나는 절대 이것들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또 한 번 책이 우리에게 주는 커다란 힘에 대해서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만약 당신도 주저하는 행동들이 분명하게 존재한다면, 이 책은 꼭 읽어봤으면 한다. 조르바가 당신에게 용기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르니 말이다.
"진정한 행복이란 이런 거야. 아무 야망이 없으면서도 꼭 이 세상 야망이란 야망은 다 품은 것처럼 죽어라 일하는 것. 사람들에게서 멀리 떨어져 사는 것, 사람들을 필요로 하지 않되 그들을 사랑하는 것. 성탄절 날 실컷 먹고 진탕 마신 다음 일체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별은 머리 위에, 뭍은 왼쪽에, 그리고 바다는 오른쪽에 두고 홀로 시간을 보내는 것. 그러다가 삶이 가슴속에서 마지막 위업을 이룩했다는 것을, 즉 삶이 한 편의 동화가 되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는 것." - 그리스인조르바, 카잔차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