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건널 뻔 했네
오늘따라 유난히 한가로운 회사.
감사하게도(?) 출장 중이신 부장님.
평화로운 하루가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그간 다른 바쁜 일들로 인해 미뤄뒀던 업무가 생각났다. 여유가 생긴 김에 처리하자 생각하며 자료를 펼쳤다. 오래된 문서다 보니 자료 업데이트가 필요해 보였다. 일의 진행에 앞서 출장 중이신 부장님께 메시지를 보냈다. 12분 뒤 답장이 왔다.
네~
그러고 11분 뒤, 부장님으로부터 또 하나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알겠다고 했다. 어디로 얼마나 보내드리면 되냐고 여쭸다. 잠시 후 계좌번호 2개와 함께 금액을 보내주셨다.
그런데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부장님의 평소 말투와 달랐다. 다른 분께 요청하실 것을 나에게 잘못 보내신 걸까 싶어, 혹시 저한테 요청해 주신 게 맞는지 재차 여쭸다. 나한테 보내신 게 맞다 하셨다. 너무 급해서 그렇다며, 이체 후 이체증을 보내주면 수수료랑 같이 입금해 주시겠다고 하셨다.
일단 급하다니까 입금해 드리려 은행 어플을 켰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찝찝했다. 우선 전화를 드려보자 싶었다. 잠깐의 신호 후 들리는 부장님의 난처한 듯한 목소리. 해킹을 당하셨단다. 나 말고도 몇몇 분의 연락을 받으신 모양이었다.
아하..! 그럼 아까 "네~"라는 답장도 해커였구나
아주 자연스럽게도 연기하면서 대화를 이어간 거였구나
요놈들 봐라..?
전화를 끊고 자리로 돌아와 업무를 이어가려는데,
다시 메시지가 왔다.
지금 이체 중?
답장을 보냈다.
어이가 없네ㅋㅋ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기 전에는 항상 신중할 것.
돌다리가 있더라도 건너편이 께름칙하다면
너희는 내 글에 박제되었다 이것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