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제과점 아이는 맘 놓고 꾸벅꾸벅 졸았다
뽀얗게 먼지가 이는 운동장을
꽃무늬 양산이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따가운 햇볕을 등진 정오의 그림자
손차양으로 멀리서 바라보던 아득함
분홍 한복 곱게 차려 입고
옥수숫대처럼 훌쩍 키가 큰 여자
운동장을 내다보던 아이들이 먼저 알고
교실 안이 술렁거렸다
최신 유행을 걸치고 드나들던 교문
수위실과도 다정하게 눈인사를 나눴다
수업 시간에 코만 후비던 아이의 방패막이는
시도 때도 없는 방문이었다
성큼 복도로 들어서던 향긋한 분 냄새
빠끔 열어둔 교실문 사이로
구수한 이야기가 빵처럼 익어가고 있었다
그늘 속의 짧은 웃음이 다녀가면
평화제과점 아이는 맘 놓고 꾸벅꾸벅 졸았다
<현대시문학> 2015, 겨울호
진순희 시인
서울 출생
2012년 계간 <미네르바>로 등단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 박사 수료
존 스튜어트 밀 인문고전 연구소 소장
진순희 국어논술학원 운영
<명문대 합격 글쓰기>의 저자 진순희 인사드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