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https://bit.ly/3u8jN3Q 아르테미스 신전
민들레 신전神殿
이영식
터키 곳곳의 유적들
깨지고 부서지고
뼈대만 남은 신전을 보았다
대리석기둥 높이 세워 떠받들던
저들의 神은 어디로 갔을까
지진으로 땅속에 묻혔다가
신들은 모두 스러지고
신전의 돌기둥만 살아남아
세월의 풍파를 갉아먹고 있다
신을 모신다는 건
죽은 신보다 더 질기게 버텨서
그들이 신었던 신발을
고증하는 것
너무 커 신을 수도 없어
머리에 이고 다니던
신, 발이 얼마나 컸었는지
신전 돌기둥의 높이로 증명하는 것
흔적 하나 없이 함몰되었지만
흙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기어이 발굴되어 벌서고 있는
저 많은 신의 페르소나들
봄의 제단에 민들레꽃 몇 점 모신 채
시간의 뼈를 하얗게 말리고 있다
이영식 시집, 『꽃의 정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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