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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상상만 하기만 하면 무엇이든지 이뤄질 거라고 종용하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시크릿』류(類)의 책은 더더욱 멀리한다. 솜사탕에 바람을 불어넣은 풍선 처럼 가짜 바람으로 마취시키는 것 같아 저어한다.
수세기 동안 세상을 잘 살아낸 부자들 1%가 알고 있는 부와 성공의 성공 비결을 알려준다는 책 『시크릿』은 엄청 기대하고 책을 들었지만 정작 읽어보니 별 것이 없었다. 성공하려면 원하고, 이루고 싶은 것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고. 그러면 끌어당김의 법칙에 의해 우주의 에너지가 작동해 그것을 이루게 해 줄 거라는 싱겁기 그지없는 책이었다, 표지에 깜박 속아 넘어가서 읽었던 적이 있다.
너무 단순하고 밋밋해 혹시 위대한 이야기를 내가 놓치고 있나 싶어 몇 번을 다시 읽어보았다. 될 거라는, 괜찮다라는 긍정적인 생각과 간절한 믿음이 만났을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라며 삼척동자도 알만한 하나마한 이야기를 한다. 결코 1%만이 알고 있는 특별한 비법이 아니었다. 물론 원하는 것을 찾아서 그것에 집중하라는 의식의 변화를 강조한 것은 긍정적이긴 하다. 오히려 “지성이면 감천이다”라고 실천을 강조한 우리 속담이 더 무게감이 있다. 『시크릿』류의 책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이다.
『기록하면 이루어진다』의 프롤로그는 신사고 운동New Thought Movement의 계보를 설명하며 시작한다. 제임스 앨런의 『위대한 생각의 힘』, 윌러스 워틀스의 『부자가 되는 과학적 방법』, 나폴레온 힐의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 조셉 머피의 『잠자면서 성공한다』, 론다 번의 『시크릿』 등도 1800년대 믿음 요법 치유사인 피니어스 파커스트 큄바가 쓴 『신사고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신사고 운동’은 지적 , 창조적, 전능적인 힘force, 氣이 모든 생명체에 스며든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한다.
무언가를 갈망하고 믿으면 그것이 우리에게 끌려온다고 한다. 상상하고 믿는 것만으로도 현실에서 이루어 낼 수 있단다. 사이비 기복 신앙에 가깝게 들릴 법도 하다. 그런데 차이가 있다.
『기록하면 이루어진다』에서는 우리의 뇌를 비롯해 ‘모든 사물에 스며 든 타인의 뇌, 집단의 형이상적인 정신, 무한 지성이infinite intelligence이 ’나를 위해 일하도록 만들어야 된단다. 옮긴이의 설명에 따르면 ‘무한 지성’은 칼 융의 ‘집단 무의식’이나 현대 심리학의 ‘몰입’ 또는 ‘존zone' 상태와 유사한 개념이다.
『기록하면 이루어진다』, 이 책은 성공한 사람과 성공하지 못한 사람 2만 5,000 이상의 삶을 분석해 13가지의 성공 원칙과 6단계의 실천방법으로 정리해, 독자들이 실천할 수 있도록 실천 일지를 만들어 놨다.
생각을 하면, 그것도 영리하게 생각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 13가지 성공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제1원칙] 열망 [제2원칙] 믿음 [제3원칙] 자기 암시
[제4원칙] 전문지식 [제5원칙] 상상력 [제6원칙] 체계적인 계획
[제7원칙] 결단 [제8원칙] 끈기 [제9원칙] 조력 집단의 힘
[제10원칙] 전환의 수수께끼 [제11원칙] 잠재의식 [제12원칙] 뇌 [제13원칙] 육감
나폴레온 힐은 책을 읽는 사람 스스로가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 말하자면 목표와 성취에 관한 아주 구체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제11원칙]인 잠재의식'을 활용해 독자가 자기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세운 계획에 따라 실행해 결국 세웠던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시크릿’ 類의 책들과 다른 지점이다.
성공의 기초가 된 13가지의 원칙이 추상적이라면 6단계의 실천 일지는 현실적이다. 일지에 기반한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실천으로 유도한다
1. 자신이 열망하는 ‘정확한’금액을 정하라
2. 열망하는 돈을 위해 무엇을 내줄지 혹은 희생할지 정하라
3. 원하는 금액을 ‘소유하게 될’ 날짜를 정하라
4. 열망을 실행하기 위한 명확한 계획을 세우고, 일단 시작하라. 준비가 되었든 그렇지 않든, 계획을 ‘실행으로 옮겨라.
5. 목표 금액, 언제까지 그 돈을 손에 쥘 것인지, 그것을 위해 무엇을 바칠 것인지 등 돈을 모으는 계획에 대해 명료하고 간결한 선언문을 작성하라
6. 선언문을 하루 두 번 큰소리로 읽어라.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한 번, 아침에 일어날 때 한 번 읽어라.
6단계 모두 ‘돈’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이것을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건강이든 관계 맺음이든 자기 계발 측면에서 경력을 관리하든 공부 방법이든 6단계에 적용해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1. 자신이 열망하는 ‘정확한’금액을 정하라”는 내가 쓴 책 『극강의 공부 PT』 쓸 때를 떠올리게 했다.
내 앞의 바로 책을 낸 저자가 3만부 정도 팔렸다고 했다. 소심쟁이인 나는 출판사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그냥 2쇄 정도만 찍어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 작은 바람을 원해서 그랬는지 생각보다 책의 판매가 예상했던 것보다 저조했다. 예스나 교보에 올라온지 2주도 안 돼 판매지수가 만 가까이 갔다. 순항을 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기록하면 이루어진다』에도 언급했듯이
"치료할 수 없는 유일한 결점은, 오직 야심이 없다는 것 하나뿐이다."
라는 말처럼 결과는 미미했다.
적자생존, 적는 자만이 생존한다
25개의 목표 일지는 오직 영리하게 기록하는 행위 자체로만으로도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목표를 세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기록하면 이루어지는 25가지 목표 확인 일지 쓰기”를 통해 행복과 부에 도달하도록 로드맵을 제시한다.
로드맵에 따라 25번의목표 일지를 기록하게 되면서 보완된 생각을 다음 목표에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중3이 된 학생들에 자소서를 쓰기 위한 전초전으로 이 책에 소개된 25개의 목표 일지를 적어보게 했다.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를 토대로한 이 목표 일지에는 다양한 선언문이 실려 있다. 25번을 다 해볼 수는 없어서 각 일지의 마지막에 있는 선언문 중에서 마음이 가는 것을 선택해 작성하게 했다. 장난삼아 할 줄 알았는데, 꽤 진지하게 선언문을 써서 내심 놀랐다.
실천할 수 있도록 좋은 글로써 읽는이를 독려하고 있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성공을 위한 마인드셋>에 실려 있는 문장들을 통해 비록 중간 중간 실패를 하더라도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용기를 주며 마음을 다잡게 만든다.
『기록하면 이루어진다』가 시크릿 류와 다른 지점이다.
*본 서평은 성장판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의 도서지원을 받았지만 서평은 저의 주관적인 감상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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