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손목을 당기는 그늘의 시간
-진순희
잎맥처럼 섬세한 공기의 실핏줄이
허공을 물들이고 유명산이 갈맷빛으로 익어간다
숲의 유전자가 살아있는 이곳의 물빛도
쭉 벋은 전나무 숲이 숨을 쉴 때마다 파랗게 출렁인다
사람의 허파는 숲의 필터로 걸러지고
이곳에서 모두 마음에 푸른 싹이 돋는다
지친 어제와 오늘에 잠시 쉼표를 찍으라고
숲이 손목을 당기는 그늘의 시간
계곡 사이사이 들어앉은 박쥐소, 용소, 마당소에
나무들은 뿌리를 적시고 불끈,
하늘을 들어 올린다
사람은 나무와 어우러져 풍경이 된다
산 중턱까지 내려온 하늘의 목덜미가 투명하다
소(沼)와 계곡으로 이어진 돌길
이끼들이 살아 숨 쉬는 너덜지대를 지나 원시림을 걸으며
직립의 방식을 나무에게 배운다
휘어진 잡목의 시간으로
능선을 타고 올라 어비산까지 기록될 발자국이
어느새 숲을 닮아 신념으로 꾹꾹 찍힌다
짐승도 숲에 기대어 살고
사람도 숲을 보듬고 산다
키를 재는 전나무들이 몸을 포개고
서늘한 기운으로 세상을 헹군다
서울 출생
2012년 계간지 <미네르바>로 등단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수료
존 스튜어트 밀 인문고전 연구소 소장
진순희 국어논술학원 운영
<<명문대 합격 글쓰기>>의 저자 진순희 인사드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