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트먼트! 정말 강력합니다

by 진순희


금요일마다 K 작가님께서 우리 학원을 오신다. 개인 레슨으로 <종이책 코칭 지도사 수익화> 수업을 내게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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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으로 강남에 마케팅 공부하러 오시는 날이 금요일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공부에는 시간이든 돈이든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그 강의가 끝나면 저녁 8시 30분쯤 오셔서 새벽 2시가 훨씬 넘어서야 일어서신다. 그 시간 동안 세 꼭지 정도 마무리하면서 늘 하는 멘트는 언제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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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만 오면 글이 잘 써지네 잘 써져.
잘 써지는 공간이 있나 봐요. 정말 잘 써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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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어떻게 하든 빠지지 않고 오시는 데 지난주에는 못 오셨다. 식당 홀 전체를 예약한 사람이 있어, 그 일하시느라 못 오셨다. 일요일 저녁 10시에는 줌으로 수업을 하는 데, 줌을 켜놓고 옷을 입은 채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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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작가님이 볼일 보고 늦으신다기에 기다리다 기절하듯 잠에 빠졌다. 부재중 전화가 네 번이나 왔는데, 못 들었다. 새벽 네 시에 방금 일어났으니 지금이라도 줌으로 만나자고 했다. K 작가님은 새벽 4시인, 그 시각에 잠자리에 들겠다며 월요일 밤으로 하자고 했다.


아유, 선생님 안 만나니까 한 줄도 못 썼어요.
-편안하게 내게 알맞은 걸음으로 하셔요.
우리 아들 장가가기 전에는 책이 나와야 되는데,
자꾸 바쁜 일이 많이 생기네요.
-8월에 탈고하면 10월, 아드님 결혼식까지는 출간될 겁니다.
부지런히 하시면 되지요. 바쁜 가운데 애도 낳고
논문도 쓰고 학교도 다니고 하잖아요.



월요일 수업에도 평소처럼 글을 쓸 때 트리트먼트부터 짜고 글쓰기에 들어갔다.

쓰려는 책의 목차 한 부분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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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서시오, 줄을 서~~웨이팅!
1. 작지만 큰 가게가 된 비결, 줄을 서시오 (웨이팅)
2. 작은 가게지만 사람들이 웨이팅 고객이 있으면 큰 가게가 됨
3. 홍보효과- 동네 한 바퀴 /생생정보통/ 살맛 나는 세상
-가게에 대한 권위가 생김 행운-그때 그곳에서 그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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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동네 한 바퀴 -스토리 쓰고 김영철이 앉았던 자리
-명당자리: 스토리가 만들어졌음
5. 인스타에 올리고 -홍보가 됨 /-고객들이 방문하는 경춘 숲길 식당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환상을 품고 있음. 마치 노천명의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의
주인공처럼 뭔가 스토리를 만들려고 하고 추억을 재생산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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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생생정보통 우연찮게 생생정보통에서 연락
-남들은 돈 주고 홍보했는 줄 안다 생생정보통 스토리: 구체적으로 설명
한곳에서 우직하게 생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보니 정말로 우연찮게 행운이 오고 있음.
7. 살맛 나는 세상 ------스토리 쓰기
감사한 것은 이 방송이 재방송으로 전국으로 방영이 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식당이 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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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줄을 서시오, 줄을 서!!
그렇지 않으면 웨이팅을 오래 하는 곳으로 소문이 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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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트먼트에 따라 짧은 시간 내에 이렇게나 많이 써냈다.



줄 서는 식당이 된 것은 이렇게 다방면으로 홍보 덕분이긴 하지만 내 업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성실하게 이어온 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신가네칼국수는 작은 가게지만 웨이팅 고객이 생기면서 큰 가게가 되었다.

이렇게 웨이팅이 된 가장 큰 이유는 TV에 나왔던 것이 기폭제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코로나가 생기던 2020년 4월에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의 작가라는 분의 전화를 받았다. TV를 보지 않는 나는 KBS의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지조차 몰랐다. 개그맨 김영철인지 탤런트 김영철인지도 알 수 없었다.


작가님은 말했다. “공릉동에 춘천 가는 기찻길이 있는데 기찻길이 없어지고 숲길을 조성해 놓은 곳을 김영철 씨가 걸어오다가 우연히 우리 신가네에 들르는 콘셉트에요"라고 하셨다. 아마도 경춘 숲길에 대한 로망을 읽으셨던 듯싶었다.



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노원구에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가 방송되는데 그중에 식당으로는 유일하게 우리 ‘신가네 칼국수’가 방송을 타게 된다는 것이었다. 생각만 해도 꿈만 같았다. 행운은 그때 그곳에서 그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했던가? 우연을 가장한 드라마틱한 행운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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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세상은 뒤숭숭했다. 코로나 환자랑 함께 밥을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보름 동안 격리되던 시기였다. 마스크를 벗을 때는 유일하게 밥을 먹을 때만 허락되었다. 누구와 밥을 먹는가에 따라서 양성 환자가 되기도 하고 순식간에 격리자가 되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그런 긴박한 순간 가장 타격을 입은 건 우리와 같은 소상공인이고 특히 요식업 하는 곳이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감사했다. 손님이 없어서 울상을 지어야 했던 순간이었는데 TV에 방영이 되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가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OBS 경인 방송의 <살맛 나는 세상>에 나오는 기회를 얻었다. 방송의 효과는 엄청났다. 얼마 전 창원에 사시는 안사돈한테 전화가 왔다. 바깥사돈이랑 TV를 보는데 ‘신가네 칼국수’가 나오더란다. 너무 반가워서 옆에 사람에게 “저분이 우리 사돈이에요.”라고 자랑을 하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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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 방문하는 손님들도 “여기가 동네 한 바퀴에 나온 그 식당 맞지요.”라면서 들어오신다. 몇 번의 방송을 탄 후 ‘신가네 칼국수’ 식당에 대한 권위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이제는 그냥 신가네칼국수가 아니라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 나온 신가네”가 됐다.

-중략



K작가님이 짧은 시간에 정말 단숨에 써냈다.

글을 쓸 때 트리트먼트를 먼저 짜놓고 글을 쓰니 삼천포로도 빠지지 않고 잘 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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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작가님, 어떠셔요? 쓸만 하시지요?

라고 물었더니

금방 쓸 수 있겠다라는 말을 했다.



"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할 수 있네. 트리트먼트를 먼저 써놓고 하니 할만하네 , 할만해."

연신 할만하다고 감탄을 했다.


"지금처럼만 하시면 아드님, 식 올리기 전에 책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제 K 작가님이 글의 수준이 물이 오른 상태라 글을 쓰겠다는 시간내는 것이 급선무이다.


모든 일에도 그렇듯이 글쓰기에도

관건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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