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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Nov 16. 2024

11월은 예중 입학생 만나는 달

-독서록 15권 쓰는 달







1. 첫 발자국, 꿈을 향한 등불을 밝히며



인디언 달력에서 11월은 '만물을 거두어들이는 달'이자 '서리 내리는 달', 그리고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로 불립니다. 11월인 이 달은 자연이 고요해지고 새로운 생명은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입니다. 모든 것이 멈추는 듯 보이지만, 그 속에서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요.  


제게 11월은 예술 중학교에 입학할 신입생들을 만나는 달입니다. 입학하기 전에 독서록 쓰는 연습을 하는 것이지요. 아이들에게는 합격의 기쁨도 잠시이고, 또 다른 과정을 공부해야 하는 부담이 있을 법합니다. 그런데도 제게 오는 친구들은 예중 입시를 준비하는 강도 높은 훈련을 지속해와서 그런지 불평이나 불만이 없어 보입니다. 그냥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아서, 심심할 때 바이올린 켜는 것이 익숙해서 자연스럽게 예술의 세계에 발을 디디게 된 거지요. 합격자 발표 나고 입학하기 전까지 아이들은 또 다른 여러 가지 공부를 하게 됩니다.  이 시기는 학부모, 학생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지요. 


예중 입학을 앞둔 예비 합격 학생들은 책을 읽고 독서록을 쓰면서 꿈을 향한 첫 발자국을 뗍니다. 읽고 쓰는 선행 학습을 하는 것이지요. 이 과정은 어둠 속에서도 꿈을 비추는 등불처럼,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다시 한번 예술가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줍니다. 일차원적인 중학 내신 시험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학생들의 창의력과 자기표현력을 발전시키게 하지요.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자신을 마주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2. 책의 숲에서 길을 찾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부한 필독서 목록을 가져오면, 매주 한 권씩 4주 분량의 문학 작품이나 비문학 책을 읽습니다. 작품의 주제를 파악하고, 마인드맵으로 분류하고 충분한 토론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합니다. 토론 꺼리는 챗 GPT를 활용해 다양하게 만듭니다. 작품 속 인물의 행동을 분석하고 그 의미를 찾아내는 과정은 깊이 있는 사고력을 키우는 훈련이 됩니다. 



작품과 관련된 영상 자료를 보면서 생각을 나눕니다. 독서록은 줄거리 요약을 넘어, 감상을 풀어내는 데 치중합니다. 필독서를 읽고 독서록을 작성하는 것은 마치 울창한 숲속에서 길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






3. 생각의 씨앗을 글로 피우다



독서에서 얻은 영감은 글쓰기를 통해 생명력을 얻게 됩니다. 학생들은 책을 읽으며 느낀 감정과 통찰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서록을 쓰기 시작합니다. 이때에도 챗 GPT의 도움을 받습니다. 인상 깊은 장면을 챗 GPT의 프롬프트에 넣고 주제 찾는 팁을 얻지요. 챗 GPT의 도움을 받은 주제를 바탕으로 뼈대를 잡아달라고 하고, 좀 더 상세한 트리트먼트를 작성합니다.  단순히 문장을 나열하는 것이 아닙니다. 글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점차 자기만의 목소리를 찾습니다. 챗 GPT와 협력하며 글을 썼어도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글의 형태를 다듬습니다. 




4. 문법으로 다듬어지는 글 빛



문법은 강을 건너는 다리와 같습니다. 정확한 문법을 익히면 글이 명확해지고 독자에게 잘 전달됩니다. 학생들은 문법을 배우며 글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법을 익힙니다. 문장 구조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보다 깔끔하고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쓸 수 있게 됩니다. 문법은 글쓰기의 기본으로, 독서와 글쓰기의 훈련을 한층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5. 비문학 독서로 깊이 읽는 눈을 키우다


비문학 지문은 겉으로 드러난 의미를 넘어서. 그 속에 숨겨진 의도와 논리를 파악하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학생들이 비문학 텍스트를 분석하고 논점을 찾아내는 훈련은 입학 이후에도 큰 자산이 됩니다. 글의 논리를 파악하기 위해 각 단락마다 키워드를 찾고 소주제문을 쓰게 합니다. 글쓴이의 의도를 해석하는 연습은 분석력과 비판적 사고를 길러줍니다. 이러한 과정은 이후 문학과 어휘 학습으로 이어집니다.





6. 문학의 창으로 본 감성의 파도


문학은 학생들에게 감정의 깊이를 탐구할 수 있도록 세상을 보는 창을 열어줍니다.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감성의 파도를 타지요. 주인공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주인공의 시각이 어떻게 다가왔는지, 주인공을 둘러싼 환경이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생각을 끄집어 내게 합니다. 이렇게 저렇게 고민하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다시 읽는 과정을 거칩니다.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다양한 시각에서 글을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게 됩니다. 이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사고를 촉진하지요. 물론 글쓰기의 중요한 밑바탕이 되는 것을 빼놓을 수 없지요. 


� 7. 어휘로 표현의 꽃을 피우다



어휘는 글의 색깔을 풍부하게 만듭니다. 학생들은 다양한 어휘를 습득하며 보다 생동감 있는 글을 쓸 수 있습니다.  특정한 감정이나 상황을 묘사하는 예시를 아이들이 미리 읽어오도록 합니다.  뿐만 아니라 "~거리다"와 같은 접미사를 활용해 단어를 만들어 보는 연습도 합니다. 사전을 찾아 "속살거리다, 중얼거리다, 녹진거리다, 어슬렁거리다, 출렁거리다, 살랑거리다, 아기작거리다" 등의 어휘를 익힙니다. 문장에 맞는 적절한 표현을 찾도록 사전 찾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합니다. 



사전을 가까이 두고, 어휘나 문장 쓰는 데 공을 들이면 글의 전달력과 공감도가 높아집니다. 어휘는 글의 세밀함과 생동감을 더하는 중요한 요소 이기에 중1 어휘력 교재를 선택해 과제를 냅니다. 수업 때는 과제 부분을 테스트해 공부한 어휘가 체화되도록 합니다. 이렇게 하면 어휘를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됩니다. 






8. 학원에서 다듬어지는 문장의 리듬 


학원에 와서는 연상 어휘 15개를 주어 2개를 선택해 짧은 글쓰기를 합니다. 몇 번의 연습을 통해 문장 쓰는 훈련이 되면 어휘 2개를 골라 초단편소설을 쓰게 합니다. 챗GPT와 협력해 사건이 있는 멋진 동화 한 편이 나오는 것이지요. 2개의 어휘로 15 문장의 초단편 동화가 탄생하는 것이지요. 장기적으로 다니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쓴 글을 모아 전자책으로 단독 저자를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문장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문법을 제대로 배워 고급의 글을 쓰도록 지도하고 있어요. 글쓰기를 배우며 아이들은 자신만의 글쓰기 스타일을 발전시켜 나갑니다. 문장이 음악의 리듬처럼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연습에 또 연습을 합니다. 소리 내어 읽을 때 자연스럽게 읽히지 않고 걸리는 부분이 있으며, 바로 셀프 퇴고를 하게 하지요.   



9. 짧은 인연, 뿌려진 씨앗이 자라나는 시간




 


11월부터 입학하기 전인 4개월은 길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나와의 소중한 인연의 씨앗을 심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인문고전을 읽고 쓰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성장하며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예중 생활뿐 아니라 그 이후의 예술 고등학교 입학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기반이 되는 거지요. 15권 정도의 완독 과정은 아이들이 커다란 나무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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