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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희와 나드니 Apr 22. 2023

[나드니] 질풍노도의 광고학도입니다.

0. 광고, 재미있다고 좋아해도 되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광고를 공부하고 있는,
서울 사는 대학생 나드니입니다.
광고 하나만 보고 상경한 지 어언 4년째,
그간 크고 작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막상 지나 보니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예전의 저처럼 흔들리고 고민하는
예비 광고인들이 또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유보다는 행동이,
혼자보다는 여럿이
나와 타인에게 더 힘이 된다고 믿습니다.

때문에 광고와 함께 하는 제 생각과
삶을 나누고 기록하고 싶어 글을 쓰려합니다.
앞으로 고민을 듬뿍했지만
답답하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자주 남기러 오려합니다.

0. 광고, 재미있다고 좋아해도 되는 걸까요?


당신은 어쩌다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셨나요?


어쩌다 광고

 중학교 3학년 때, 재빨리 진로를 정해야 했습니다.

얼른 정해져야 고등학교 진학 또한 정해지니까요.

특목고가 무엇이며 왜 좋은지 잘 모르는 16살의 저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난 미니어처 만들기가 제일 재미있는 중딩인데, 벌써 직업을 정하라니요.

또 그거에 맞춰 내가 갈 고등학교가 달라진다니요.


아직 뭘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갑자기 선택을 하라니 너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어떻게든 흘러가게 되어있는 법, 다행히도 진로시간이 절 살렸습니다.

직업 카드 활동을 하던 날, 저는 그만 ‘광고기획자’ 카드를 발견하고 맙니다.

‘광고기획자? 처음 보는 직업인데? 꽤 재미있을지도? 잘할 수 있을지도?’

생소하고 재미있어 보이는 직업을 알게 되다니, 제겐 그 카드가 마치 오아시스 같았습니다.

그렇게 그날부터 제 꿈은 광고기획자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광고

고등학교 3년 내내, 무식하게 열심히 지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인서울 4년제 대학에 광고홍보학과는 몇 없기에 경쟁률이 엄청났거든요.

시골 학교에서 있는 활동, 없는 활동을 찾아 무진장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원서를 쓸 때쯤, 부모님과 선생님께서 "광고의 길은 힘들 텐데, 괜찮겠니?"라고 걱정해 주셨지만 저는 완강했습니다.

아무리 남들이 힘들다 해도 '어떻게 찾은 내 진로인데, 일단 마음 가는 대로 해볼 거야' 하고 말이죠.

그렇게 광고홍보학과에 원서를 올인했고, 운이 따라 광고홍보학과에 진학했습니다.


그래도 광고

꿈에 부풀었던 대학교 1학년때, 큰 좌절을 맛보게 됩니다.

광고학입문에서 마주하게 된 광고의 실체는 제겐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제가 광고에 반한 이유인 크리에이티브는 광고의 핵심이 아니었죠.

'오, 이 아이디어 재미있겠는데?' 하면 짠! 하고 만들어지는 게 광고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쉽지 않은 대학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광고에 대한 환상도 깨지고 사람에 대한 믿음도 깨지면서 말이죠.

광고홍보학 전공 수업은 대부분 이론을 먼저 배우고, 실습차 팀프로젝트를 진행하곤 합니다.

팀 배정 운이 없는 저는 다양한 빌런들을 마주하였고, 힘든 과정을 거쳐 창피한 결과물을 내놓기를 반복했습니다.


실패의 반복은 자신감을 빼앗아 가기에 충분했고, 좌절감을 키웠습니다.

이대로 꾸역꾸역 3학년에 진학하려니, 애써 외면했던 생각들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난 광고를 잘 못하는 것 같아.', '내가 광고를 좋아한다고 할 수 있나?', '그럼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건 뭐지?' 하고요.

좋아한다고 생각했고, 좋아하니까 시작했고, 잘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좋아하는 마음이 착각일까 걱정이 들자, 의심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마음이 힘들자 몸도 지쳐 결국 저는 양질의 고민을 제대로 하고자 휴학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내가 처음으로 좋아한 것이니 미련 가득히 제대로 돌아보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1년을 아주 푹 쉬었습니다.




덧붙이는 말

여러분들은 무언가가 붕괴되는 것만 같은 좌절을 느껴본 적이 있으신가요?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요.
지나 보니 너무 순수하고 무지했기에 마음껏 두려워한 것 같아요.
팀프로젝트 하나에 흔들리고, 내 미래는 큰일 났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땐 답답하고 괴로웠어도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땐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일찍 겪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글을 쓰며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땐 제 휴학이 도피인 줄 알았는데, 제대로 맞서기 위한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고 말이에요.
휴학을 결정하는 것에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거든요.
잠깐 멈춰 현실을 똑바로 바라볼 용기와 더불어서요.
무엇이든 간에 나만의 정의를 내리는 행위는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이 고민이 내겐 무슨 의미인지 돌아보기만 해도 어느 정도 해소가 되거든요.
저뿐 아니라 모든 분들이 자신의 고민을 마주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으면 해요.

P.S. 커버 이미지는 제가 방황하는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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