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배우고 싶은 것도 괜찮아요
-스테이지파이터 봤어요?
아니 왜 안 봐~ 진짜 재밌단 말이에요. 제발 봐줘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내가 묻고 하는 말이다.
얼마 전 끝난 이 TV쇼는 방영하는 내내 나의 가장 큰 도파민 생성처였다.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 총 3개의 각각 다른 장르를 하는 무용수들이 한데 모여하는 경연이었다.
현대무용, 한국무용은 해본 적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본 적도 없다. 발레는 아주 어릴 적 호두까기 인형을 본 것 같은데 이 기억 또한 정확한 것은 아니다.
한국무용 무용수가 이런 말을 했다.
- 사람들은 한국무용이 탈춤인 줄 알아요
나라고 다르지 않았다. 춤을 추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본 적도 없고 해 본 적도 없는 댄스배틀을 보며 난 온몸에 전율이 느껴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의 몸이 저리 아름다울 수 있단 말인가?
저런 안무 창작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이지?
어느 순간에서는 소리를 질렀고, 상상할 수 없는 몸짓에서는 눈물이 나기도 했다.
생각해 보니 잠재의식 속에 숨어 있는 나의 댄스에 대한 열망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어린 시절 나는 꽤나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다.
하지만, 유치원에서 하는 모든 학예회마다 댄스를 한 축을 담당하는 어린이 었다
특출 나게 잘하거나, 창의력을 발휘하지는 못했지만 선생님께 배운 그대로 제법 똑똑하게 해내는 어린이 었다.
오래 전의 기억이지만, 부채춤을 추던 그때의 나는 그 순간을 꽤나 즐겼다.
초등학교 시절 서태지와 아이들, 잼, 노이즈 등의 댄스 가수들이 등장했던 시기가 있었다.
새로운 음악이 가져온 파장은 대단했다.
친구들은 쉬는 시간마다 음악을 틀고 춤을 췄고, 나도 그들과 함께였다.
잘하지는 못했지만, 장기자랑 시간을 위해 몇 날 며칠이고 방과 후 교실에 모여 춤을 연습했다.
할머니 회갑잔치에서는 사촌동생들과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를 췄다.
잘하지는 못했지만 음악에 몸을 맡기는 것이 즐거웠다.
20대의 나는 스윙댄스에 몸을 맡겼다.
회사와 집을 반복하는 지루하고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찾아 간 댄스동호회였다.
모르는 남자들과 손을 맞잡고 추는 춤이 어색하고 놀라웠지만, 금세 적응이 된 나는 내리 2년은 춤판에 머물렀다.
매주 토요일 5시면 정규강습을 들었고, 간단한 저녁식 사 후 밤늦게까지 춤을 췄다.
12시가 넘도록 춤을 추며 허기진 우리들은 첫차가 오길 기다리며 매주 밤새도록 술을 마셨다.
내 인생 가장 즐거웠던 취미생활의 기억일지 모르겠다.
춤을 추며 연애도 했고, 안타깝게도 나의 연애가 끝나면서 나의 스윙댄스 생활도 끝이 났다.
나의 추천으로 스윙댄스를 시작한 친한 동생은 아직도 10년째 추고 있다. 스윙댄스의 매력이란.
종종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때문에 얼마 전까지 춤출 때 신는 신발을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었다.
집 근처에서 스윙댄스를 즐길 수 있을 만한 곳이 없어, 매 주말마다 서울까지 나가야 하는데 아직 나의 게으름이 열정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퇴사 후 시간이 많아진 나는 이런저런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
매 번 문화센터 강좌가 열릴 때마다 어떤 것을 해 볼까 하고 커리큘럼을 살펴보는데, 언제나 가장 최우선 순위에 있는 것은 늘 춤이었다.
근처 백화점 문화센터에서는 한국무용, 현대무용, , 발레를 포함한 정통댄스와, 줌바댄스, 라인댄스 등 다양한 종목의 춤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수강을 하기까지 걸리는 것이 몇 가지 있었다.
한국무용, 현대무용은 너무 창의적이고 전문적으로 보여서 난해해 보인다는 것,
나의 가장 약점이 창의성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도전을 마음먹기가 어려웠다.
줌바댄스, 라인댄스 등은 문화센터 특성상 이 동네 주부님들은 많이 만나게 될 텐데, 어쩐지 선뜻 끼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
그러다 선택한 것이 발레였다.
나의 영어선생님은 취미로 발레를 배운 지 3년이 넘었다고 했다.
예쁜 레오타드를 입고 클래식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발레 시간이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발레를 시작해 보겠다고 선언을 했을 때 엄마는 말했다
-아니, 그 뻣뻣한 몸으로 발레를 한다고? 그게 가능한 거야? 딸?
한 번 해보고 아니면 말지 뭐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발레는 새로웠고, 흥미로웠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기본부터 정말 잘 배워야 하는 춤인데, 그룹으로 하는 발레 수업을 기본기 없이 따라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고작 한 달을 채우고 , 조금 더 집중적으로 레슨을 받을 수 있는 소규모 학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옮긴 학원에서도 나는 고작 한 달의 수업을 채우고 말았다.
내 체력이나 실력과는 상관없이 준비한 수업을 다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인 선생님과 잘 맞지 않았고, 많이 버거웠다.
레오타드도 사놓고, 겹쳐 입을 예쁜 발레복들도 다 사놨는데, 겨우 두 달 만에 나는 발레를 잠시 중단하게 됐다.
여러 가지 바쁜 일정들로 일단 후퇴를 한 상태인데 잠시 또 흥미를 잃어 과연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또 몸이 근질근질하다.
음악을 들으면서 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꼭 배우고 싶었던 것은 방송댄스이다. 케이팝에는 관심도 없지만, 케이팝스타들의 칼문무를 볼 때면 늘 생각한다.
-나도 저런 춤을 한 번 춰보고 싶다.
아직까지 시작하지 못했던 것은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춤추는 것을 좋아했지만, 춤을 잘 춰본 적은 없다.
이미 40대 중반이 된 내가 젊은이들이나 배우는 방송댄스를 배우는 것이 어쩐지 부끄러웠다.
하지만 이제는 한 번 도전해보려고 한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나이인데 망설일 이유가 무엇이 있겠는가?
마침 집 근처에 댄스학원이 오픈을 했다. 결심을 했으니 반드시 내일은 등록문의를 해 보련다.
다음 질문은, 내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여행지는 어디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