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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 수집가 Jun 24. 2021

집사 너는 다리 두 개밖에 없지?

고양이 마음 읽기 5

큰아들인 아빠로 인해 할머니와 함께 살며 엄격한 분위기 속에서 유년을 보낸 나는 어렸을 때 어른 앞에서 두 다리를 함부로 뻗는 건 나쁜 어린이가 하는 행동으로 배우고 이를 고지식하게 실천했었다.

(그래서 내 다리가 이렇게 겸손한 길이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어른이 되어서도 두 다리를 시원하게 뻗고 앉거나 거실에서 눕는 일이 어색하고 불편하다. 혼자 있을 때도 여전히 양반다리나 무릎 모아 앉기를 하고 있는 나를 목격한다.


그런 내게 쭉 뻗은 너의 다리에서 해방감이 느껴진다.

혹시 내가 누워도 불편한 건 다리가 두 개뿐이어서인가?

저 네 다리가 몹시도 편해 보인다.


"집사야 너도 발을 뻗어봐. 근데 두 개밖에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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